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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5

프레스티지 리뷰 ① : 오랜만에 오디오가 온 가족의 중심이 되다

거실에 특화된 고품질 올인원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프레스티지(Prest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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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칼럼니스트 이전에 오디오 애호가로 몇 년째 살다 보니 가끔은 피로도가 쌓일 때가 있다. 음질의 끝장을 보겠다고 철저하게 분리형을 추구하고 개별 업그레이드를 해온 데서 비롯된 피로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난 2006년 스피커가 달린 조그만 컴포넌트 시스템으로 CD도 듣고 FM도 즐기던 때가 좋았다. 고급 케이블과 값비싼 DAC, 온갖 오디오 액세서리 없이도 행복하게 음악을 들었고, 옴이나 임피던스, 감도 따위의 스펙을 몰라도 아무 지장이 없었다. 그리고 그때는 필자만이 아니라 아내, 그리고 당시 다섯 살이었던 큰아이도 언제나 버튼을 눌러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어느새 고등학생이 돼 스마트폰 도사가 되어버린 큰애조차 필자의 오디오에서 어디를 누르거나 건드려야 음악이 나오는지 모른다. 아내는 오디오 랙 뒤에 얼마나 많은 케이블이 숨어 있는지, 곳곳에 얼마나 많은 액세서리가 몸을 숨기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그러고 보니 이제 오디오는 필자처럼 오디오에 푹 빠진 아빠나 남편이 혼자 즐기거나, 아주 돈 많은 부자들만 탐닉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었다. 아내와 큰아이, 그리고 초등학생인 막내는 이제 각자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이처럼 필자의 오디오 라이프를 되돌아보게 된 것은 최근 자택에서 리뷰를 한 올인원 오디오 때문이다. 택배가 도착한 날 막내가 박스를 여는 것을 도와줬는데, 거실 TV장 위에 올려놓은 뒤에는 "잘 어울리는데?"라는 칭찬(?)까지 해줬다. 급한 마음에 안테나를 끼고 FM 93.9MHz를 잡자 방에 있던 아내가 나오더니 "잘 잡히는데?"라고 한마디를 보탰다. 그리고는 어느 나라 제품이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FM을 조용하게 틀어놓고 잠든 다음날 아침에는 큰아이도 거들었다. “아빠, 내 방에서도 잘 들려요.” 간만에 오디오가 가족의 중심, 거실의 중심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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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로와 스마트 라인, 그리고 월드 오브 사운드  


바로 이번 시청기에서 다룰 독일 소노로(Sonoro)의 프레스티지(Prestige)라는 올인원 오디오가 그 주인공이다. 독일은 다들 잘 아시는 대로 기계공학과 생활가전의 선진국이다.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의 오디오 쇼인 뮌헨 오디오 쇼가 해마다 열릴 만큼 오디오 명가들이 많은 나라다. 필자도 여러 차례 뮌헨 오디오 쇼를 다녀왔고 몇몇 업체의 독일 현지 공장을 탐방하기도 했다. 꼼꼼한 부품관리와 철두철미한 제작공정을 지켜보며 역시 ‘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는 그 자체가 브랜드라는 생각이 굳어졌다.


이런 독일에서 프레스티지 같은 심플한 올인원 제품이 나온 것은 의외라면 의외다. 하지만 2006년 독일 쾰른에서 마르셀 팔러(Marcel Faller)가 설립한 소노로는 처음부터 하이엔드 오디오와 모바일 사이의 고품질 소형 오디오, 이른바 ‘테이블 오디오’ 분야에 집중했다. IT 전문업체와 오디오 수입원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던 팔러의 눈에 이 시장이 성장할 여지가 많은 틈새시장으로 비췄던 것이다. 소노로는 첫 제품으로 미니오디오 큐보(Cubo)를 내놓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첫 해에만 120만 유로의 매출을 올리는 놀라운 데뷔였다. 이듬해에는 400만 유로를 돌파했다.  


현재 소노로는 크게 스마트 라인(Smart Line)과 클래식 라인(Classic Line)으로 나뉜다. 필자가 보기에 클래식 라인이 원래 있었던 올인원 라인업이고, 스마트 라인은 여기에 유무선 네트워크를 결합해 인터넷 라디오나 스포티파이(Spotifiy), 디저(Deezer) 등 요즘 유행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는 신생 라인업이다. 스마트 라인은 플래그십 마스터피스(Masterpiece), 프레스티지(Prestige), 엘리트(Elite), 릴랙스(Relax), 스트림(Stream) 순으로 짜였고, 클래식 라인은 플래그십 스테레오 2(Stereo 2)와 라운지(Lounge), CD2, 큐보(Qubo), 이지(Easy), 골론돈(Golondon) 순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소노로가 ‘소리의 세계(World of Sounds)’를 표방하며 각 시청공간에 알맞은 제품을 하나하나 분류해놓았다는 사실. 콘서트홀을 가상 체험할 수 있는 거실형 제품으로는 마스터피스와 프레스티지, 스테레오 2, 라운지가 있고, 침실에서 누워 들을 수 있는 제품으로는 엘리트, 릴랙스, CD2, 큐보가 있으며, 방습 기능과 포터블이 가능해야 하는 욕실 및 주방용 제품으로는 스트림, 이지, 골론돈이 있는 식이다. 신기한 점은 필자가 이런 분류에 대해 알기도 전에 프레스티지를 거실 TV장에 올려놓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외관과 외관에서 연상되는 기능이 누가 봐도 ‘거실형’ 제품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소노로에서 이렇게 거실형, 침실용, 욕실 및 주방용으로 이름을 붙일 수 있었던 것은 해당 제품의 기능과 설계디자인이 그에 맞게 특화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거실형 제품은 아무래도 가장 많은 기능이 포함되고 출력이 높으며, 침실용 제품은 스피커가 제품 상단에 붙어 있어 재생음이 360도로 방사되는 구조다. 침대에 누워 듣는다는 환경을 고려한 것이다. 게다가 침실용 제품에는 명상 및 긴장이완 음악 콘텐츠까지 저장되어 있다는 설명에 필자는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다. 욕실 및 주방용 제품은 당연히 소형에 방수 방습이며, 배터리로 구동되고 CD 재생 기능은 생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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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티지 본격 탐구하기


이제 프레스티지를 본격적으로 하나하나 살펴보자. 스마트 라인의 서열 2위 제품 답게 많은 기능과 편의성, 외관의 고급성을 고루 갖춘 올인원 제품이다. 출시는 지난해 9월 이뤄졌고 올해 3월부터 기존 하이글로스 피아노 마감과 월넛 원목 마감이 추가됐다. 참고로 플래그십 마스터피스는 2017년 8월(월넛 마감은 2018년 11월), 스포티파이는 물론 디저와 아마존뮤직(Amazon Music)까지 지원하는 엘리트는 올해 5월 출시됐다. CD 재생 기능이 없는 릴랙스는 2017년 8월에 나왔다.  


우선 외관을 보자. 박스에서 처음 꺼내는 순간 감탄사부터 나왔다. 미끈한 월넛 마감에 둥근 모서리 처리가 누가 봐도 고급스러웠기 때문이다. 가운데 위치한 2.8인치 컬러 TFT 디스플레이와 노브, CD 슬롯까지 심플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이다. 바닥 면에 저음 보강을 위한 서브우퍼와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가 마련된 걸 보고 오디오 애호가 입장에서 환호성을 질렀다. 본격파 오디오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큰아이가 자신의 방에서도 음악이 잘 들린다고 했던 것은 바로 이 4인치 서브우퍼 덕분이다. 


프레스티지는 기본적으로 CD 플레이어와 클래스D 앰프, 헤드폰 앰프, 스피커를 갖춘 완성형 오디오 시스템이자, FM 라디오와 인터넷 라디오, 스포티파이, 블루투스, 유무선 네트워크 플레이를 지원하는 멀티 소스 플레이어다. 전면 양쪽 그릴에 하나씩 숨어 있는 스피커는 동축(coaxial) 타입으로 0.75인치 트위터가 3인치 미드레인지 유닛 중간에 박혀 있다. 이 유닛들이 중고음을 담당하고, 저음은 섀시 바닥 오른쪽에 장착된 4인치 서브우퍼가 담당한다. 이 스피커들을 것은 클래스D 앰프로, 고음과 중음에는 각각 20W, 저음에는 40W가 할당됐다.  


전면 디스플레이 왼쪽에는 재생/일시정지, 멈춤, 되감기, 빨리감기 버튼, 오른쪽에는 볼륨 및 입력선택 노브와 세트 업, 메뉴, 돌아가기(back), 즐겨찾기(favourite) 버튼이 달렸다. 이들 밑에는 왼쪽에 헤드폰 잭, CD 슬롯, CD 꺼내기(eject) 버튼이 있다. 기본 제공되는 리모컨도 그렇지만 10분 정도 이것저것 만져보니 금세 적응할 수 있었다. 각종 컨트롤 기능은 리모컨이나 스마트폰 앱에 모조리 맡겨놓고 본체에는 아무것도 노출시키지 않는 제품이 많은데, 오디오 기기 버튼을 누르는 재미와 의외의 편의성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후면을 보면 프레스티지라는 제품이 뭘 할 수 있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가운데에 와이파이용 안테나 체결 단자가 있고 오른쪽에는 FM 라디오 수신용 안테나 체결 단자가 있다. 동봉된 안테나를 각각 끼워주면 된다. 하단에는 왼쪽부터 언밸런스(RCA) 아날로그 입력단자, 3.5mm AUX 아날로그 입력단자, USB-A 디지털 입력단자, 광(optical) 디지털 입력단자, 언밸런스(RCA) 아날로그 출력단자, 이더넷 단자 순으로 배치돼 있다. 즉, 프레스티지는 유무선 네트워크와 아날로그 입출력, USB 스틱 플레이, FM 수신, 광 디지털 입력이 가능한 멀티 소스 제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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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디오는 이래야 하는 것이었다


프레스티지를 거의 일주일 동안 자택 거실에 놓고 테스트를 하면서 오디오에 대한 원초적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됐다. 과연 오디오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역사적으로 보면 오디오는 맨 처음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메인 가전이었다. 그러다 TV가 등장하고,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까지 등장하면서 조금씩 그 권위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2019년 현재 오디오는 부자들의 호사스러운 사치품이거나 일부 애호가들의 손 많이 가는 취미용품 정도로 대접받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음악은 영원할 것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강력한 희망이다. 이에 맞춰 LP, CD, 스트리밍 음원에 특화한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이나 포터블 오디오 시장은 신규 유저들을 계속 유혹할 것이다. 특히 프레스티지 같은 고급 올인원 라이프스타일 기기에 대한 필자의 기대는 무척 크다. 멀티 소스 플레이가 가능한데다 가족 친화적이며, 음질마저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간만에 가족들이 함께 거실에서 라디오를 듣고 CD 음악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맞다. 원래, 오디오는 이래야 하는 것이었다.  


이런 분들에게 프레스티지를 추천한다. 집에 CD가 많은 음악 애호가, 블루투스나 UPnP로 스마트폰 음악을 간편하게 즐기려는 직장인, 헤드폰 유저, 스포티파이 가입자, BBC나 라디오 스위스 클래식 같은 고품격 인터넷 라디오 마니아, CBS FM‘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열혈 청취자 등등. 본격파 오디오다운 양질의 사운드는 기본이고, 고급 월넛 마감과 단단한 만듦새, 심플한 디자인에 깃든 ‘메이든 인 저머니’는 덤이다. 



[Sonoro Brand Special]


① 라이프스타일 오디오계의 신성, 소노로

② German Audio & Design

③ 프레스티지, 오디오가 온 가족의 중심이 되다

④ 프레스티지 200% 활용하기



글_김편 (오디오 칼럼니스트)

kimkw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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