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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1

아이폰을 수리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

애플의 아이폰 배터리 교체 제한과 공정수리법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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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폰은 명성만큼이나 악명도 높다. 거기에는 어려운 수리가 결정적인 원인 제공을 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와 달리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 공식 서비스 센터가 아닌 사설 수리업체를 찾는 게 드문 일이 아니다. 물론 능력이 된다면 직접 수리할 수도 있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사설 수리업체를 선호하지 않는 첫 번째 이유는 간단하다. 비용 문제다. 공식 센터에서 수리 항목별로 정해놓은 비용은 사설 수리업체 가거나 자가 수리를 하는 것보다 비싸다. 까다로운 수리 과정과 비싼 가격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교체를 강요하게 된다. 비용이 일정선을 넘어가면 ‘차라리 새로 사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반강제적으로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애플이 아이폰에서 사설 업체가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을 막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 지난 18일 미국 CNBC 방송은 “애플 같은 업체들이 배터리가 자사 공식 제품인지 확인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형 아이폰(XS, XR, XS Max)의 배터리를 공식 센터가 아닌 곳에서 교체하면 경고 메시지가 뜬다. 최근 IT 기기 수리 전문 사이트 '아이픽스잇(https://ko.ifixit.com)'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바에 따르면, 심지어 소비자가 직접 정품 배터리를 사서 넣어도 여전히 메시지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서는 이 문제가 소비자들의 ‘수리에 대한 권리(Right to repair)’에 대한 주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올해 3월 7일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이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른바 ‘수리에 대한 권리 법안(The Right To Repair Act)’ 또는 ‘공정수리법(Fair Repair Act)’으로 불리는 법안이다. 캘리포니아아에 이어서 워싱턴, 뉴욕, 하와이, 일리노이, 아이오와, 캔자스, 미네소타 등 지금까지 공정수리법을 발의한 주는 20곳에 이른다.


공정수리법의 핵심은 사설 업체나 소비자가 제조사와 동일하게 제품을 수리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즉, 이 법안이 통과되면 애플 같은 제조업체들은 사설 업체와 일반인에게 수리에 필요한 부품(정품)과 매뉴얼을 제공해야 한다. 사설 업체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정품 부품 문제라는 걸 감안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물론 소비자들이 당연히 환영하는 만큼 제조업체들은 당연히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애플을 포함한 전자기기 업체들은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로비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측은 배터리 교체 시의 경고 메시지에 대해 ‘안전상의 이유’를 들며 “우리는 고객의 안전을 매우 중대하게 생각해서 배터리 교체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폰 배터리 노후화에 따라 기기의 성능을 고의적으로 제한한다는 사실이 지난해 알려지면서, 공정수리법을 지지하는 세력에도 만만치 않은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소비자단체는 “애플은 휴대전화를 팔고 나서도 소비자의 소유권 개념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ditor_최승우

swchoi@dnolt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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