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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2

SPECIAL [Vifa Brand Special ①] 대체 북유럽에 가면 뭐가 있는데?

덴마크가 명품의 왕국이 된 건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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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감성은 그들의 삶 자체에서 나온다


블루투스 스피커 브랜드 비파(Vifa)는 덴마크산이다. 하긴 비파의 경우는 굳이 출신을 강조하지 않아도, 보자마자 첫인상부터 북유럽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북유럽 감성’이라는 말 외에 더 들어맞는 수식어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몇 년 전부터 북유럽 감성, 북유럽 스타일이라는 말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거대한 흐름이 되었다. 심지어 한국에만 해당되는 상황도 아니다. 대체 북유럽에 가면 뭐가 있어서 그러는 걸까. 누가 명쾌하게 정의를 내려주면 참 편하겠는데, 사실 콕 집어서 ‘이거다!’ 할 만한 답이 없다. 다만 사람들이 흔히 ‘북유럽스럽다’고 인식하는 것들을 보면 일정한 패턴은 있다.


사실 과거에 북유럽, 즉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스타일은 유럽 전체를 봤을 때 마이너 문화에 가까웠다. 패션, 리빙, 여행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서 더 화려하고 풍요로운 서유럽, 남유럽이 대세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북유럽 스타일은 이와 반대의 키워드들을 대입해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쉽다. 거추장스러운 장식적 요소 없는 간결함과 소박함, 실용주의 등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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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북유럽 국가들은 춥다. 날씨가 추워서 바깥보다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인테리어와 가구는 간결하고 색은 채도가 낮다. 종일 봐도 질리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비파의 마이클 소렌슨 CEO 역시 “스피커는 가구와 마찬가지라 많이 봐도 지겨워지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조명이다. 북유럽은 일조량이 적어서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어둠에 익숙하고, 눈에 강한 자극을 주지 않는 은은한 조명을 활용한다. 거리든 실내든 사방천지에서 인공조명을 ‘쏘아대는’ 한국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


사람의 모든 생활양식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북유럽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스타일은 삶의 여유와 맞닿아 있다. 적은 빈부격차와 세계 최고의 복지 시스템 안에서 사는 북유럽인들의 정서는 삶의 모든 것에 자연스레 퍼졌다. 빡빡하고 치열하게 살기로는 남부럽지 않은 한국인들에게는 꿈같은 환경이다. 북유럽 감성에 대한 우리의 폭발적인 관심은 그런 동경의 다른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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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가 '명품 브랜드 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


북유럽에서도 덴마크는 흥미로운 구석이 많은 나라다. 43,000km²의 작은 땅에 인구 550만 명이니 나라보다는 차라리 도시 수준이다. 그러나 사이즈와 문화적 영향력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꽤 믿을 만한 증거이기도 하다.


덴마크는 무수한 럭셔리 브랜드가 탄생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오디오라기보다는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을 비롯해, 덴마크 왕실에서 사용하는 자부심 강한 명품 식기 로얄 코펜하겐(Royal Copenhagen), 145년 동안 예술적인 가구를 만들어온 가구 프리츠 한센(Fritz Hansen), 조립식 완구의 시작이자 끝 레고(Lego)까지. 한마디로 손으로 만들고 빚어내는 분야에서는 단연 최고라는 뜻이다. 물론 이들 외에도 아직 많다. 마치 나라 전체가 명품 브랜드를 위해 기능하는 거대한 회사 같은 느낌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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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를 비롯해 북유럽의 디자인 제품, 가구들은 대체로 비싸다. 아주 비싸다. 스웨덴의 이케아(Ikea)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조립 가구’로 세계의 라이프스타일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지만, 이는 예외에 해당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이렇게 비싼 이유는 안 그래도 인건비 높은 북유럽에서 장인들이 한 땀씩 손으로 만드는 공정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장인들이 존중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싼 수공예품이 ‘사치품’이 아니라 ‘기꺼이 값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좋은 물건’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사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한창 산업화에 매진할 때 덴마크는 늑장을 부렸다. 20세기 초까지도 농업에 의존했다. 북유럽의 대표적 선진국이라는 지금의 이미지를 감안하면 다소 의외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풍파를 겪은 뒤에야 덴마크는 산업구조를 개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장인 문화는 그 특색을 잃지 않은 채 제조업 분야에 그대로 뿌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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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덴마크는 작은 땅과 부족한 인구와 자원이라는 핸디캡도 있었다. 즉, 집안 사정상 ‘밑천 안 드는’ 장사를 해야 했다. 덴마크 정부는 디자인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 1960년대에는 왕립 가구 예술학교(the Furniture School at the Royal Danish Academy of Fine Arts)를 설립했다. 그리고 기업들은 이렇게 키워진 풍부한 디자인 인재들을 활용할 수 있었다. 


수공업과 디자인 강국, 덴마크의 기반은 이런 독특한 근현대사의 인과관계를 거쳐 만들어졌다. 덴마크의 사례는 뻔하지만 중요한 힌트를 던져준다. 인프라는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디오의 명가 비파는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Editor_최승우

swchoi@dnolt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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