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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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천국에서 온 선물 앰피온, 헬륨 520
by 틴맨 posted   17-02-23 14:15(조회 8,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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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피온의 제품을 리뷰하면서 가장 크게 감명받은 것은 음질이지만, 가격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른바 가성비라는 측면에서, 제3국 OEM이 아닌 원산지 제품이라는 면에서, 앰피온이 가진 미덕은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라지 않다.
  
사실 핀란드라는 나라는 복지 혜택이 좋기로 소문이 나 있다. 이것은 현재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시스템 중 최고가 아닐까 한다.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가 버는 돈의 상당 부분은 사실 교육과 의료에 많이 들어가고 있다. 또 이 부분이 불확실할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된다. 그러나 복지 국가의 경우, 이 부분에서 일단 안심이 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의료 보험의 혜택이 없을 경우, 잠깐 뭐 하나 고치러 가면 100~200만원이 금방 청구된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비명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우리도 뭔가 큰 수술이 들어가면 1천만원은 기본이다. 핀란드? 거의 공짜나 다름이 없다.
  
이러다 보니, 평등주의 사상이 국가 전반에 잘 깔려있다. 또 여성 참정권의 경우에도 제일 먼저 눈을 떴다. 전 세계에서 여성에게 투표권을 처음 준 나라가 핀란드라는 사실을 아는지? 그러다 보니, 이런 평등주의가 오디오쪽에도 발현되고 있다. 그게 바로 앰피온의 음향 철학이기도 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한번 집에서 여자의 역할을 상상해보자. 하루 종일 직장에 다니거나 혹은 가사 및 육아를 담당한다. 전혀 쉴 틈이 없다. 저녁에도 마찬가지. 뭘 닦거나, 빨래하거나 아무튼 분주하다. 차분히 소파에 앉아 스피커를 바라보며 음악을 들을 처지가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앰피온은, 설령 남편이 편하게 듣고 있다고 해도, 그 옆에 잠시 앉아서 음악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데에 주력해왔다. 즉, 방사각이 무척 넓으면서도, 중심각을 벗어난 쪽에서도 충분히 스테레오를 즐길 수 있도록 연구한 것이다. 핀란드라는 나라의 특성이 이 대목에서 좋은 배경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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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앰피온을 주재하는 안시 휘베넨의 음향 철학은 확실히 타사와 차별이 된다. 비록 스피커에 크로스오버가 들어가고, 각종 전자 부품이 투입되기는 하지만, 그는 스피커를 전자 기기로 보지 않는다. 일종의 음향 장치로 파악한다. 이 장치가 높은 퍼포먼스를 보이려면, 전기적인 부분이 간단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피커 하면, 일단 감도부터 생각한다. 그러므로 88dB보다는 92dB가 더 좋은 스피커로 생각한다. 물론 맞는 면이 있다. 그러나 오옴쪽을 체크해야 한다. 이 부분이 안정되어 있다면, 비록 86dB 혹은 그 이하라고 해도 구동이 쉽다. 끊임없이 임피던스가 변화하는 90dB짜리 스피커보다 더 구동이 용이한 것이다. 앰피온은 스펙상 감도는 낮으나 임피던스 변화가 심하지 않아 20~100W 정도로도 충분히 울릴 수 있다. 이 또한 평등주의와 관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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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앰피온은 소수의 부자나 호사가가 아니라, 일반 대중을 상대로 제품을 만든다. 그렇다고 치면, 대량 생산을 지향하는 매스 프로덕트를 생각할 수 있지만, 놀랍게도 모두 핸드 메이드다. 아무리 저렴해도 꼭 숙련공을 동원해 꼼꼼히 만든다. 제품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는지, 이 대목에서 감동할 지경이다.
  
앰피온의 제품은 외관만 보면 특별할 것이 없다. 평범한 박스 디자인에 특수 소재가 아닌 MDF를 동원한다. 요즘 알루미늄을 동원하는 거창한 메이커에 비한다면, 소박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깜짝 놀란다. 드라이버에서 뒤로 빠지는 음향, 즉 인클로저로 들어가는 음향의 터뷸런스와 에어 플로워를 정밀하게 계산해서, 덕트 혹은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이용해 적절하게 처리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룸 어쿠스틱과의 연계성도 절대 빼놓지 않는다. 만일 이런 부분을 간과한다면, 앰피온의 진정한 가치를 절대로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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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난 520은, 헬륨 시리즈의 플래그쉽에 속한다. 물론 사이즈나 가격을 보면, 타사의 제품에 비교할 때 초라할 수도 있지만, 그 내용은 정말로 풍부하다. 일단 스펙부터 살펴보자.
  
우선 드라이버 구성을 보자. 통상 2웨이를 추구하는 앰피온이지만, 본 기는 두 개의 미드베이스를 장착한 점이 하위 기종인 410 및 510과 다르다. 엄밀히 말하면 510의 2웨이 포름에 동일 규격의 미드베이스를 하나 더한 구성이다. 즉, 트위터를 중심으로, 위 아래에 하나씩 중저역용 드라이버를 배치한 것이다. 2웨이 3스피커 타입인 셈이다.
  
이렇게 중저역을 보강함에 따라, 담당하는 주파수 대역도 한층 늘어나서 무려 40Hz까지 커버한다. 아무리 톨보이라고 하지만, 타사 모델에 비해 볼륨이 적고, 차지하는 공간이 작으면서도 풍부한 저역을 확보한 것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또 북쉘프의 경우 양질의 스탠드가 필수지만, 본 기는 스탠드가 필요없다. 이 점이 또 다른 미덕으로 어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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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고역과 미드베이스 사이의 크로스오버 포인트는 1.6KHz. 이 부분에 대해 앰피온을 주재하는 휘베넨씨의 입장은 확고하다. 어떤 계측기보다 사람의 귀가 정확하며, 특히 2~5KHz 대역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번 타사의 스피커를 살펴보자. 대략 2.5~3.5KHz 사이에서 커팅이 이뤄지고 있다. 이것은 마치 소파를 만드는 회사에서 쿠션에다가 정중앙에 바느질을 한 것과 같다. 보기도 흉하고, 앉기에도 거슬리다. 바로 그런 원리인 셈이다. 
  
이렇게 보면, 트위터는 1인치 구경이지만, 티타늄 소재를 동원해서 상당한 광대역을 지향하고 있다. 본 기의 경우, 1.6KHz~30KHz 사이를 커버하고 있다. 이렇게 대역이 넓으면, 그에 따라 에너지 또한 좋아진다. 본 기에서 재생되는, 혈기왕성하면서, 적극적인 음향은 이미 5세대에 이른 웨이브가드 기술도 있지만, 트위터의 뛰어난 성능도 전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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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콘스텔레이션의 인티 1.0을 동원했고, 소스기는 루민의 T1. 참고로 본 기는 4오옴에 90dB라는 양호한 감도를 갖고 있다. 덕분에 매칭 앰프의 출력이 10~150W에 이를 정도로 자유롭다. 어떤 앰프를 물려도 충분히 구동이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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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와 임팩트가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투티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보여주는데, 
이 사이즈로 말러를 듣는다는 쾌감이 더욱 증폭이 된다.


처음 들은 것은, 틸슨 토마스 지휘, 말러의 <교향곡 2번 1악장>. 일단 반응이 빠르다. 첼로군의 긴 잔향과 묵직함은, 저역에서 상당한 양감을 선보이고 있다. 스피드와 임팩트가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또 바이올린군의 긴박한 트레몰로, 다양한 관악기의 돌출 등, 여러 악기들의 움직임이 일목요연하게 포착된다. 투티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보여주는데, 이 사이즈로 말러를 듣는다는 쾌감이 더욱 증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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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케스트라가 거창하게 밀고 온다.
케일이 크고, 호방하고, 활력이 넘친다. 
과연 앰피온의 음에는 뭔가 사람을 고조시키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이어서 하이페츠 연주,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일단 오케스트라가 거창하게 밀고 온다. 스피커 사이뿐 아니라 바깥까지 음장이 확장되어, 스크럼을 짜듯 다가오고 있다. 그 앞에 홀연히 바이올린이 출몰하는데, 빠른 패시지와 정교한 보잉, 적절한 더블 스토핑 등이 더해져, 정말 완벽하고, 현란한 테크닉이 이어진다. 특히, 독주자와 악단 사이의 수준 높은 인터 플레이는 연방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스케일이 크고, 호방하고, 활력이 넘친다. 과연 앰피온의 음에는 뭔가 사람을 고조시키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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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싱싱하고, 풋풋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피아노 터치의 사실감과 임팩트도 인상적이다. 
실제 라이브 현장에서 듣는 듯한 착각을 줄 정도.


오랜만에 듣는 노라 존스의 <Don't Know Why>. 오리지널 녹음 자체가 좀 밸런스가 틀어졌지만, 이 부분을 너무 지적하는 재생은 아니다. 오히려 보컬의 힘과 존재감을 강조시키고, 차분하게 악기들의 움직임을 재현한다. 여기서 노라가 뱃심을 갖고, 당당하게 부르는 대목은 상당히 감동적이다. 젊고, 싱싱하고, 풋풋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피아노 터치의 사실감과 임팩트도 인상적이다. 실제 라이브 현장에서 듣는 듯한 착각을 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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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의 양감이 일단 귀를 장악한다.
제대로 세팅하고 들으니 무척 정교하게 녹음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 모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제품임이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폴리스의 <Every Breath You Take>. 저역의 양감이 일단 귀를 장악한다. 일정한 템포로 멋지게 리듬 섹션을 구성한 가운데, 파괴력 넘치는 드럼의 어택은 피를 확 통하게 한다. 스팅의, 다소 거칠면서, 야성적인 느낌이 잘 살아있는 목소리는 여전히 매혹적이다. 특히, 샤우트하면서 내지를 땐 일종의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듯하다. 익히 아는 곡이지만, 제대로 세팅하고 들으니 무척 정교하게 녹음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 모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제품임이 틀림없다.
  
Written by 이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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