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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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곤 시리즈의 첫 걸음, 제로!
by 틴맨 posted   16-12-27 16:10(조회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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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에는 뜬금없이 카메라 이야기부터 하겠다. 크게 카메라 하면, 본체, 렌즈 그리고 액세서리로 분류가 된다. 액세서리라고 하면, 플래쉬라던가 삼각대 등, 여러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실제로 진짜 프로와 아마의 차이는 삼각대 사용 유무라고 하던가? 최상의 퀄리티와 화질을 위해 삼각대 사용은 필수 중 필수. 북쉘프 스피커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뽑아내기 위해 스탠드를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기서 언급하고 싶은 것은, 본체와 렌즈 중 어떤 것이 사진의 퀄리티에 더 크게 관여하는가. 라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애호가들은 일단 본체에 집중한다. 새롭게 나오는 모델이 있으면, 개봉기를 올리고, 최소 일주일간이라도 써본 다음 사용기를 개재하기도 한다. 최대 ISO가 얼마나 되고, 연사가 어느 정도며, 센서의 크기도 따진다. 풀프레임이냐 크롭이냐 미러리스냐 이 부분에 대한 선호도도 가지각색. 특히 색감에 대해서는 무척 많은 이야기들이 오간다.
  
한데 이런 신제품 리뷰를 보고 있으면, 대개 바디에 부속된 렌즈, 이른바 번들로 촬영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참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여러 개의 렌즈를 장착해서 어떠어떠한 결과물이 나오더라, 라는 기사가 제대로 나타난다. 개인적으로 이런 리뷰가 나올 즈음,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사진의 퀄리티는 바디보다 렌즈에 더 좌우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본체의 성능이 워낙 떨어진다면, 렌즈가 제실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그러나 기본 정도만 한다고 하면, 과감히 렌즈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오디오에서도 마찬가지. 앰프냐 스피커냐 갖고 따지는 분들이 있는데, 역시 스피커의 비중이 높다. 일단 개성도 다양하고, 디자인도 제각각이며, 듣는 이의 취향에 가장 영향을 받는다. 만일 누군가 오디오 시스템을 들인다고 하면, 그가 좋아하는 음악이며 음반 정보를 입수한 후, 제일 먼저 스피커를 선택한다. 그 후, 앰프와 소스기가 따라오는 것이다. 이것이 일반적인 상식인 셈이다.
  
하지만 스피커의 경우, 그 자체의 음만 갖고 과연 파악이 가능할까?
  
이를테면 무슨 무슨 오디오 쇼나 시청회 혹은 숍에서 특정 스피커를 들었다고 가정하자. 나름대로 충분히 제품의 성능을 파악했다고 해서 샀는데, 정작 집에 갖다놓으면 기대만큼 제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기대를 넘어서는 것도 있지만, 이것은 극소수.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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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 대해 앰피온을 주재하는 안시 휘뵈넨씨는 이렇게 정리한다. 세상에 그 어떤 스피커도 그 자체로만 존재할 수 없다. 그 스피커가 울리는 공간, 이른바 룸의 영향을 생각하지 않고는, 제대로 된 스피커를 상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말 뛰어난 혜안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렌즈로 비교해보자. 최상의 사진을 찍기 위해선  빛이 정말로 중요하다. 아무로 선예도가 높아도 F4에 그치는 렌즈 갖고는 어두침침한 실내에서 잘 찍기 힘들다. 또 F2에 달하는 단렌즈의 경우, 저 멀리에 있는 피사체를 제대로 담을 수 없다. 발로 움직여서 다가가는, 이른바 발줌을 사용하지 않는 한.
  
즉, 렌즈도 빛과 공간의 영향을 받듯, 스피커도 그가 속한 룸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또 실제로 어떤 곳에 비치하느냐 또 세팅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음이 천차만별로 바뀐다. 한데 어떤 애호가들은 행사장에서 한 두 번 들은 체험 갖고 그 스피커가 어떤가에 대해 너무 쉽게 재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 부분은 좀 재고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각설하고, 이런 룸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스피커를 만드는 것이 앰피온의 목표 중 하나다. 그 결과 개발한 것이 UDD라는 테크놀로지라는 것은 이미 설명한 바 있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웨이브가드에 대해 좀 언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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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앰피온 아르곤 0의 트위터와 웨이브가이드


이 웨이브가이드는 이미 5세대째 진화할 정도로, 앰피온에겐 전가의 보도와 같은 존재다. 이것은 트위터 주변을 감싸면서 마치 확성기처럼 조금씩 구경이 넓어져 사방에 제대로 방사하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혼과 같은 기능을 하기 때문에, 혼라이크(horn-like)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넓은 방사각을 유지하는 것 외에 또 하나의 기능이 있다. 바로 미드레인지와 트위터를 제대로 된 포인트 소스에 갖다놓기 위해서다. 즉, 흔히 말하는 고역과 중저역이 따로 노는 현상을 없애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선 미드베이스보다 트위터가 좀 더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미드베이스의 보이스 코일 정도의 위치에 트위터가 자리잡아야 제대로 된 시간축을 구성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고음이 중저음에 밀릴 수 있으므로, 일종의 보강 장치로 웨이브가드가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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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앰피온 아르곤 0의 미드레인지


아무튼 동사의 제품들은 매우 적극적이고, 라이브 느낌이 강한 음을 재생한다. 그런 미덕을 갖기 위해 웨이브가드가 하는 역할이 상당하다고 보면 된다.
  
이번에 만난 제품은 아르곤 제로(0). 동사의 제품군은 아르곤과 헬륨으로 나뉘고, 그중 아르곤의 첫 번째 스텝이 바로 제로인 것이다. 제로라 ... ? 이럴 경우 통상 1부터 시작하는데, 동사는 0을 채택했다. 원점부터 새롭게 다듬었다는 뜻인지 뭔지 잘 모르겠으나, 이런 형번을 가진 제품은 오디오계에서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우 특별한 형번을 지닌 모델이라 하겠다. 
  
참고로 동사는 헬륨보다 아르곤이 상위 라인업이다. 스펙상 큰 차이가 없어 보여도, 이 시리즈부터 미드베이스의 진동판에 페이퍼 계통이 아닌 알루미늄을 쓰는 것이 큰 차이다. 본 기 역시 그 진동판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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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앰피온 아르곤 0와 린데만사의 뮤직북 시리즈 앰프들


일단 외관을 보면 무척 작다. 제로에 어울릴 정도로 존재감이 약하다고나 할까? 그러나 이것은 PC 파이나 일종의 BGM용은 절대 아니다. 당당히 2채널부터 멀티채널까지 널리 쓰게 만들었다. 
  
본 기의 담당 주파수 대역은 50Hz~20KHz. 참 양호한 스펙이다. 50Hz 정도는 일반적인 북쉘프 스피커들이 내는 저역이라 보면 된다. 이 작은 몸체로 일단 스펙은 제대로 갖추고 있다. 
  
또 감도를 보면 86dB로 낮지만, 8오옴짜리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매칭 앰프는 25~120W 정도로 비교적 자유롭다. 아주 극단적인 3극관 싱글 정도가 아니면, 뭘 물려도 충분히 제실력을 발휘한다. 역시 앰피온의 혈통이 맞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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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청은 오로지 본 기의 실력에만 초점을 맞춰서 양질의 앰프와 소스기를 동원해서 체크했다. 콘스텔레이션 인티 1.0과 루민 T1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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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첼로의 경우, 어느 정도 구경이 큰 유닛으로 재생이 되어야 깊은 맛을 느낀다. 
인클로저 용적 역시 클수록 좋다. 
본 기는 그 정반대에 위치하고 있지만, 첼로라는 악기를 감상하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첫 곡으로 들은 것은, 톨레이프 테딘이 연주하는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1번 1악장>. 특유의 장중하면서 고독한 분위기가 특징인 작품이다. 사실 첼로의 경우, 어느 정도 구경이 큰 유닛으로 재생이 되어야 깊은 맛을 느낀다. 인클로저 용적 역시 클수록 좋다. 본 기는 그 정반대에 위치하고 있지만, 첼로라는 악기를 감상하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진하면서 강력한 음이 이쪽에 어필하고 있고, 잔향도 뛰어나다. 감촉이 좋은 피아노의 반주가 이어지면서, 두 악기의 영적인 대화가 기분 좋게 전개되고 있다. 요즘의 날씨에 너무나 어울리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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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다 보면 오케스트라의 스케일도 상당하다. 
이 작은 몸체에 어떻게 저런 사이즈의 음장이 나올까? 
거기에 눈부신 해상력을 더하면, 
과연 아르곤의 성문을 여는 첫 번째 관문으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어서 밴 클라이번 연주,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1악장>. 우렁차게 시작하는 오케스트라의 등장과 함께, 화려하면서 에너제틱한 피아노가 등장한다. 마치 즉흥 연주라도 하듯, 클라이번의 타건은 흥겹기만 하고, 그랜드 피아노가 모자랄 정도로 마구 두드려댄다. 그런 기백이 잘 묻어난다. 듣다 보면 오케스트라의 스케일도 상당하다. 이 작은 몸체에 어떻게 저런 사이즈의 음장이 나올까? 거기에 눈부신 해상력을 더하면, 과연 아르곤의 성문을 여는 첫 번째 관문으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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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는 고역과 저역도 뛰어나지만, 기본적으로 밀도감이 높고, 
정보량이 풍부한 중역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보컬에 큰 강점이 드러난다. 
마치 요 앞에서 노래하는 듯하다. 


빌리 홀리데이의 <I'm a Fool to Want You>는 무척 오랜 녹음이다. 당연히 대역이 좁고, 악기의 존재감도 불분명하다. 마치 모노크롬 영상을 보는 듯하다. 대신 보컬에 집중한 녹음은, 다양한 디테일과 감촉을 정밀하게 묘사한다. 여기서 진한 감동이 밀려온다. 본 기는 고역과 저역도 뛰어나지만, 기본적으로 밀도감이 높고, 정보량이 풍부한 중역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보컬에 큰 강점이 드러난다. 마치 요 앞에서 노래하는 듯하다. 중간에 트롬본 솔로가 나올 때엔 좀 노스탤직한 감정에 싸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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텁텁하면서 구수한 에릭의 보컬이 기분 좋게 재생이 된다.
강력한 킥 드럼의 존재는, 어느 한 구석에 서브우퍼를 따로 숨겨놨나 싶을 정도. 
밸런스와 대역, 해상도 등 여러 면에서 만족스런 제품이다.


마지막으로 에릭 클랩턴의 <Motherless Child>. 빠른 템포로 질주하는 곡인데, 현란한 기타 테크닉이 돋보인다. 또 적절하게 더빙을 해서 두 개 이상의 기타가 동시에 출현하기도 하는데, 전혀 어색함이 없다. 슬라이드 기타 특유의 음색이 전면에 부각되는 가운데, 텁텁하면서 구수한 에릭의 보컬이 기분 좋게 재생이 된다. 특히, 강력한 킥 드럼의 존재는, 어느 한 구석에 서브우퍼를 따로 숨겨놨나 싶을 정도. 밸런스와 대역, 해상도 등 여러 면에서 만족스런 제품이다.


Written by 이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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