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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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곤 시리즈의 총아 원!
by 틴맨 posted   16-12-23 10:49(조회 16,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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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뛰어난 스피커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면 처음 나오는 대답은 풀레인지다. 유닛 하나에 모든 음성 정보가 나오고, 크로스오버가 필요없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강점이 많다. 하지만 대역이 좁고, 장르에 따라 낯가림하는 경향이 있어서 일부 애호가들만 쓰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하나의 대답은 액티브 스피커. 즉, 드라이버 하나에 앰프 하나를 붙이는 것을 기본으로 해서, 스피커 박스에 파워 앰프를 수납한 형태다. 이럴 경우, 스피커 케이블이 필요 없고, 크로스오버를 최소한으로 구성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장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스튜디오 모니터용으로는 액티브가 대세고, 하이엔드쪽에서도 점차 이런 타입이 유행하고 있다.
  
반면 앰피온으로 말하면, 액티브에 회의적이다. 자체적으로 스튜디오 모니터를 생산하지만, 역시 패시브 타입이다. 왜 그럴까?
  
액티브 스피커의 박스 안을 들여다보자. 일단 박스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진동하는 가운데, 각종 콘덴서며 트랜스포머가 가득 들어있다. 이 진동의 영향을 받지 않겠는가? 또 드라이버의 보이스 코일은 매우 예민하다. 자석의 역할을 해서 피스톤 운동을 촉발하는 일을 맡고 있다. 이 부근에 트랜스포머가 있으면, 이 또한 악영향을 끼친다. 결론은 최상의 패시브 스피커가 더 낫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분석이라 본다.
  
최고의 스피커는 앰피온에 따르면 2웨이~3웨이 사이라고 한다. 정확히 2 또는 3이 아닌, 그 어딘가. 그렇다고 딱히 2.5웨이라 지적하고 싶지 않다. 아무튼 이런 결론에 달한 앰피온의 주재자 안시 휘뵈넨씨의 생각을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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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씨 히뵈넨(Anssi Hyvonen)


풀레인지가 아니고 여러 개의 드라이버를 쓰는 스피커의 경우, 각각의 유닛을 일정한 포인트 소스에 묶어두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래야 정확한 시간축을 구성해서 위상의 틀어짐을 막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많은 계측기를 동원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는 숱한 스펙과 숫자의 세계 속에 살기 때문에, 여기서 나온 결과물을 지나치게 맹신하는 경향도 있다. 휘뵈넨씨에 따르면 오히려 인간의 귀가 더 낫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말에 동의한다.
  
왜냐하면 계측기에서 분석하는 것은 몇 개의 파형에 불과하다. 복잡하게 여러 악기와 음성이 섞인 음악 자체를 계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같은 교향곡이라고 해도, 지휘자에 따라 혹은 악단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것을 어떤 기기로 체크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인간의 귀로 파악되는 것을 수량화하기는 곤란하다. 실증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계량화가 되지 않은 것은 채택할 수 없다. 그러나 숫자가 과연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있을까?
  
여기서 스피커의 과제는 딱 하나다. 오리지널 음성 신호를 일체의 가감 없이 재현할 것. 물론 이 모토는 소스기와 앰프에도 통용되지만, 아무래도 룸 어쿠스틱의 영향을 받고, 물리학의 영역에 놓인 스피커에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 
  
휘뵈넨씨가 보기에 현재 스피커는 세 가지 항목으로 구분이 된다. 하이파이(hi-fi), 로파이(lo-fi) 그리고 노파이(no-fi). 상당히 흥미로운 분류법이다.
  
우선 하이파이는 2채널 스테레오부터 카 오디오까지 다양하다. 정통적으로 우리가 즐겨온 포맷이기도 하다. 로파이는 데스크톱용 스피커나 라디오, TV 스피커 등이 해당된다. 그럼 노파이는 뭔가? 핸드폰이나 아이패드, 랩탑에 장착된 스피커가 떠오른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무척 다양한 스피커의 환경에서 사는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 모든 파이(fi)들이 갖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중역이다. 이것을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 주목적인 셈이다.
  
사실 음악에서 말하는 중역과 오디오에서 말하는 중역에는 좀 차이가 있다. 이를테면 음악에서 고음을 내는 소프라노나 바이올린 등은, 오디오의 영역에선 중역대에 속한다. 트위터는 바이올린이나 피콜로의 최고 음 부근부터 시작을 한다. 또 중역대는 밑으로 200Hz 혹은 100Hz까지 뻗기 때문에, 특별한 더블 베이스나 저음을 제외하면 모든 악기들이 중역대에 밀집되어 있다. 특히, 보컬이 그렇다.
  
그렇게 보면 과연 저역과 고역이 무슨 필요가 있냐, 반문하겠지만 일종의 하모닉스 내지는 배음을 표현해서 리얼한 음을 재생하기 위해선 와이드 레인지가 필요한 실정이다. 아무튼 그럼에도 위의 모든 디바이스가 중역을 중시하는 것 자체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당연히 동사는 튼실하게 중역을 구축한 후, 자연스럽게 위 아래로 뻗는 음을 지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내추럴 & 뉴트럴(natural & neutral). 즉 일체의 왜곡이나 컬러링이 없이 자연스러운면서 중립적인 음을 표방하고 있다. 스피커 제조에 있어서 정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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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앰피온 아르곤 1 북셀프 스피커


자, 이번에 만난 것은 아르곤 1. 실질적으로 아르곤 시리즈의 출발점이다. 하위 기종인 제로의 경우, 1을 좀 더 축소시킨 것이라 할 수 있으니까.
  
본 기의 핵심은 미드레인지로, 5.25인치의 구경이다. 진동판은 알루미늄. 여기서 특필할 만한 것은, 이 드라이버부터 레퍼런스급이라는 점이다. 비록 상급기에는 이보다 더 구경이 큰 6.5인치, 이른바 육반짜리가 동원되고 있지만, 퀄리티면에선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저역의 대역폭이 좀 좁다는 것 외엔 디테일, 다이내믹스 등에서 일체 밀리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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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본 기에 대해 동사는 “월드 클래스 수준의 모니터”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충분히 공감이 간다. 
  
유닛 구성을 보면, 1인치 티타늄 트위터를 중심으로, 5.25인치 미드베이스가 투입된 2웨이 스타일이다. 단,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써서 저역을 더 보강하지 않고 그냥 덕트를 뚫어서 45Hz까지 커버하는 것으로 마무리짓고 있다. 아마도 이 스피커의 쓰임새를 겨냥했을 때 니어필드 리스닝쪽이라 굳이 더 저역에 욕심낼 필요가 없다고 본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50Hz 정도면 약간 아쉽고, 45Hz 정도면 재즈의 더블 베이스나 오케스트라의 저역군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이즈 대비 훌륭한 스펙을 갖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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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감도를 보면 86dB. 약간 까칠한데, 대신 8오옴짜리. 그래서 20~150W 사이의 앰프에 넓게 대응한다. 아마도 100W 정도의 인티라고 하면, 본 기의 성능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콘스텔레이션의 인티, 1.0 소스기는 루민의 T1을 각각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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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의 경우, 기세좋게 뻗어나가고, 음이 가늘어지는 경향 따위는 일체 없다.
약간 고풍스런 느낌이면서, 마치 LP를 듣는 듯한 따스함이 인상적이다.
빠른 반응도 무척 만족스럽다.


첫 곡은 하이페츠 연주,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서서히 오케스트라가 고조되는 가운데, 홀연히 바이올린이 떠오른다. 고역의 경우, 기세좋게 뻗어나가고, 음이 가늘어지는 경향 따위는 일체 없다. 포실하게 감싸는 오케스트라의 음향도 매력적이다. 약간 고풍스런 느낌이면서, 마치 LP를 듣는 듯한 따스함이 인상적이다. 세밀하게 바이올린의 움직임을 포착하면서도 오케스트라와의 인터 플레이를 제대로 묘사한다. 빠른 반응도 무척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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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이 꽤 크고 거창하다.
깊고, 진하면서 또한 빠르다.
앰피온은 중저역의 묘사에 있어서도 무척 능하고 또 매력적인 음을 선사하고 있다.


이어서 슈타케르 연주,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1악장>이다. 투명한 현악군의 등장이 일단 상쾌하고, 서서히 압박해오는 오케스트라의 움직임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러고 보면 스케일이 꽤 크고 거창하다. 브라스가 반짝반짝 빛나는 울림으로 포효할 땐, 더욱 긴장감이 고조된다. 이윽고 첼로의 드라마틱한 등장. 진동판의 크기나 인클로저의 용적과는 무관하게, 제대로 된 첼로가 묘사된다. 깊고, 진하면서 또한 빠르다. 낭랑하게 울려 퍼지는 모습에서 실황 연주 못지 않은 실재감이 포착된다. 그러고 보면 앰피온은 중저역의 묘사에 있어서도 무척 능하고 또 매력적인 음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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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지듯 능수능란한 테크닉이 일품으로,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해상도와 다이내믹스가 뛰어나, 실제로 녹음에도 상당히 신경썼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야 앰피온을 만나면서 깨달은 부분인 것이다.


카펜터스의 <Superstar>는 익히 아는 곡이지만, 이렇게 앰피온을 통하니 전혀 다른 곡으로 변한다.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백업으로 인트로가 펼쳐지는데, 무려 하프까지 등장하고 있다. 드럼 세트는 힘이 넘치고, 베이스는 박력 만점. 여기에 차분하고 매혹적인 알토의 보이스가 등장한다. 미끄러지듯 능수능란한 테크닉이 일품으로,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해상도와 다이내믹스가 뛰어나, 실제로 녹음에도 상당히 신경썼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야 앰피온을 만나면서 깨달은 부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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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공격적이고 또 적극적인 곡인데, 
앰피온을 통하니 피가 통하는 듯한 에너지감을 느낄 수 있다.
열기가 일체 빠짐없이 드러나고 있다. 
사실 이런 록이 제일 재생이 힘든데, 앰피온은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하다. 


딥 퍼플의 <Highway Star>를 오랜만에 들어본다. 매우 공격적이고 또 적극적인 곡인데, 앰피온을 통하니 피가 통하는 듯한 에너지감을 느낄 수 있다. 격렬한 보컬의 등장 이후 현란한 올갠의 솔로가 이어지고, 이어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주를 선보이는 기타의 등장. 마치 불꽃이 튀듯 현란하고 또 감동적이다. 이 열기가 일체 빠짐없이 드러나고 있다. 사실 이런 록이 제일 재생이 힘든데, 앰피온은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하다. 의외로 요즘 록 애호가가 많은 편이라, 본 기는 꼭 한번 체크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Written by 이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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