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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쉬 매직(Finish Magic)의 결정체 크립톤 3/2
by 틴맨 posted   16-12-19 10:47(조회 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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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난 크립톤(Krypton) 3/2는 앰피온(Amphion)의 플래그쉽 모델이다. 동사가 1998년에 창업할 때부터 런칭이 되어, 벌써 3번째 모델이 나온 가운데, 마이너 체인지 버전인 본 기 3/2가 나오게 된 것이다. 참으로 유구한 역사를 가진 모델이라 칭할 만하다.
  
참고로 앰피온에는 재미있는 별명이 하나 있다. 이른바 “피니쉬 매직”. 여기서 피니쉬는 이렇게 “Finish”라고 쓴다. 로버트 그린이라는 평론가가 붙인 별명인데, 여러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이참에 소개하기로 한다.
  
앰피온은 잘 알다시피 핀란드산이다. 핀란드의 쿠오피오(Kuopio)라는 지역에 소재하고 있다. 여기엔 이스턴 핀란드 대학의 3개 캠퍼스 중 하나가 소재하고 있고, 다양한 첨단과학 연구소가 포진하고 있다. 또 스키라던가 사우나 등 힐링에 관계된 시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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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핀란드 하면, 호수의 나라로 꼽힌다. 무려 20만 개가 넘는 호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 쿠오피오에도 상당히 많은 호수가 있어서, 이것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최근에는 이스턴 핀란드 대학에 교환 학생으로 가거나 혹은 배낭 여행객이 방문하는 등, 조금씩 우리에게 친숙한 곳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이중 누구도 앰피온이라는, 핀란드를 대표하는 스피커 회사가 있는지는 알지 못할 것이다. 어쨌든 꽤 좋은 곳에 회사가 소재하고 있다고 봐야겠다.
  
아무튼 핀란드 사람이라고 하면 줄여서 “Finn”이라고 한다. 그러니 핀란드산인 앰피온에게 매직을 붙인다면, “Finnish Magic”이 맞다. 그런데 여기서 “n” 하나를 뺐다. 그럴 경우, “마술의 끝판왕" 정도가 될 것 같다. 즉, 그간 많은 스피커들이 마술과 같은 솜씨를 보여줬는데, 그중 앰피온이 끝장판이라는 것이다. 참, 의미있는 별명이 아닌가 싶다. 그 핀란드 산 끝장 마술의 완전판이 이번에 만난 크립톤 3/2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왜 모델명에 크립톤을 붙였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들다. 사전적인 정의로 크립톤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주기율표의 제18족 원소의 하나. 공기 속에 매우 적게 들어 있는 무색무취의 불활성 기체 원소. 백열전구에 넣어 방사 효율을 높이는 데 쓴다. 원자 기호는 Kr, 원소 번호는 36, 원자량은 83.80”
  
이것이 정식 정의인데, 왜 이런 원소 이름을 스피커 모델명에 썼는지 도무지 유추가 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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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본 기의 외관을 보자. 상단에 세 개의 드라이버가 장착된 것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이중 가운데에 트위터가 있고, 그 위아래에 미드레인지가 있다. 요즘 보기 드문 노란색 계열로 다소 밝은 모습을 띄고 있는 정도가 인상에 남을 것이다. 그리고 미드레인지가 박힌 인클로저의 옆면에 삼각형의 형태로 여러 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 보일 것이다. 왜 이런 구멍이 나 있을까, 이 부분도 좀 의아스러울 것이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소개하기로 하겠다. 결코 폼으로 만든 것이 아니니까.
  
우선 본 기는 3웨이의 형태다. 즉, 인클로저 안에 10인치 알루미늄 진동판 소재의 우퍼가 따로 숨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음은 캐비닛 뒷면에 난 두 개의 포트를 통해 배출이 된다. 본 기의 아랫 모델들이 라디에이터 처리로 일종의 저역 보강을 실시했다면, 본 기는 아예 전문적인 우퍼를 장착한 것이 일단 다르다. 
  
참고로 우퍼는 160Hz 이하를 담당하며, 정확히 22Hz까지 커버한다. 인간의 가청 주파수 대역이 대략 20Hz 정도임을 감안하면, 거의 정확히 인간의 가청 능력에 필적하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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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미드레인지는 어떤가? 왜 트위터를 사이에 두고, 위 아래 한 발씩 배치되어 있단 말인가? 또 미드레인지로는 이례적으로 구경이 크다. 무려 8인치나 나간다. 이럴 경우, 미드베이스 정도로 만들어도 무방하지만, 저역은 따로 우퍼에 맡겼다. 뭐 그래도 일반 미드레인지에 비하면 상당히 광대역이기는 하다. 160Hz~1.2KH까지 담당하니 말이다. 통상은 300Hz 이상에서 끊는다는 점을 상기하자.
  
일단 트위터를 사이에 두고 미드레인지 혹은 미드우퍼를 위 아래 배치하는 것은 음향학적인 배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런 설계를 처음 주창한 분이 요셉 다폴리토(Joseph D‘Appolito)라는 박사다. 멀티웨이 방식의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여러 에러를 제거하는 것이 골자다. 이것은 시간축의 정합과도 관련된다. 즉, 트위터 아래 미드레인지 하나를 배치하는 것보다 더 나은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본 기는 보다 더 진보한 테크놀로지를 포함하고 있다. 이른바 UDD 테크놀로지다. UDD? 정확히는 “Uniformly Directive Diffusion”의 약자다. 즉, 벽, 창문, 천장, 바닥 등에서 발생하는 원치 않는 반사파나 정재파를 제거해서 리스너에게 보다 정확한 음을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스피커가 사라지면서 오로지 음악만이 방 안에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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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미드레인지에 대한 소개를 좀 더 해야겠다. 이것은 8인치 구경으로 페이퍼 콘의 일종이다. 물론 페이퍼를 포함한 여러 복합 물질이 투입되어 있다. 그런데 진동판을 보면 잔주름이 여러 개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디자인적으로 보면, 이런 형태의 노란색 드라이버가 1950~60년대, 프로페셔널 무대용 스피커에 많이 쓰였다고 한다.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음향적인 부분으로, 저역에 대한 반응력을 더 높이고 있다. 그 결과 무려 160Hz까지 커버하고 있는 것이다. 또 반응 속도나 퍼포먼스의 질을 따지면, 4인치 구경의 진동판과 같다고 한다. 
  
이것을 두 개 사용함에 있어 그 각각에 따로 챔버를 설치했다. 그리고 양옆에 삼각형 형태로 구멍을 뚫어줌에 따라, 중역대의 방사 패턴이 일반 스피커와 좀 다르게 형성이 된다. 이 부분을 따지고 들면, 결국 인간의 뇌를 중심으로 양쪽에서 반원형 모습의 음파가 전달되어, 뇌 부근에서 합쳐지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이 경우, 작은 방에서 본 기를 들어도 룸 어쿠스틱의 간섭이 별로 없다는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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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본 기를 타사의 스피커와 비교해서 측정해보면, 주변의 반사파에 의한 간섭이 약 20dB 이상 낮다는 수치가 나온다. 이른바 대형기에 속하면서 룸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다는 것은, 왜 본 기가 피니쉬 매직의 결정판인지 충분히 짐작이 가게 한다. 
  
여담이지만, 인클로저 옆면에 구멍을 내서 독특한 사인 웨이브를 얻는 수법은 최근 여러 회사에서 참조하고 있다. 그중 얼마 전에 타계한 프랑코 세브린이 만든 크테마도 있다. 앞으로 피니쉬 매직을 따라할 메이커를 여럿 만날 것 같다.
  
본 기는 무려 20여 년에 걸쳐 개량을 거듭했다. 또 창업자가 정식으로 회사를 만들기 전부터 구상한 것까지 따지면 아마 30년은 족히 넘는 역사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앰피온에 대해 알고자 하면, 크립톤이라는 모델은 꼭 들어봐야 할 것이다. 특히, 최신작 3/2는 여러모로 진화된 테크놀로지로 무장하고 있어서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이 된다.
  
이제 본격적인 시청에 들어가자. 앰프는 콘스텔레이션의 제품들로 통일했다. 프리앰프 1.0과 모노 1.0이 그 주인공이다. 여기에 루민 T1을 동원해 소스기로 사용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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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박력 만점. 전 단원이 온 힘을 다해 연주하는 인상이다.
반응이 빠르고, 전대역이 고르며, 밸런스도 좋다. 
디테일이 뛰어나면서도 숲 전체를 보는 안목도 대단하다. 
과연 동사의 플래그쉽다운 재생이다.


첫 곡으로 들은 것은 조지 셀이 지휘한 베토벤의 <교향곡 3번 1악장>. 일단 박력 만점. 전 단원이 온 힘을 다해 연주하는 인상이다. 바이올린군의 돌진이 눈부시고, 혼 섹션의 포효는 우렁차기만 하다. 지휘자가 힘차게 두 팔을 움직이며 악단을 끌고 가는 모습이 보일 정도다. 반응이 빠르고, 전대역이 고르며, 밸런스도 좋다. 디테일이 뛰어나면서도 숲 전체를 보는 안목도 대단하다. 과연 동사의 플래그쉽다운 재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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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달콤하지만 힘이 동반되고 있다. 
거기에 장중하게 펼쳐지는 오케스트라의 움직임이 더욱 음악성을 고양시키고 있다.


이어서 루빈스타인 연주,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1악장>이다. 과연 로맨티스트다운 플레이가 펼쳐진다. 타건에 힘이 있으면서 또 서정적이다. 쇼팽다운 뉘앙스가 풍부하면서 결코 유약하지 않다. 분명 달콤하지만 힘이 동반되고 있다. 거기에 장중하게 펼쳐지는 오케스트라의 움직임이 더욱 음악성을 고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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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소리, 침 삼키는 소리 등이 어우러져, 강력한 흡인력을 자랑한다. 
발음 하나하나에 시청실의 공기가 출렁이는 듯하다.


야신타의 <Tenderly>는, 느긋하고, 관능적으로 다가온다. 오로지 피아노 하나의 반주만으로 노래하지만, 그 기백과 에너지가 충분히 전달된다. 따라서 보컬에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비춘 것만 같다. 숨소리, 침 삼키는 소리 등이 어우러져, 강력한 흡인력을 자랑한다. 발음 하나하나에 시청실의 공기가 출렁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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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바리톤 색스-플룻으로 이어지는 솔로의 릴레이는 정겹고, 매혹적이다. 
거기에 피아노의 달콤함이 엮여져서,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진짜 피니쉬 매직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쳇 베이커의 <Alone Together>. 3관 편성의 멋진 발라드 넘버. 이 곡을 듣고 있으면, 뉴욕의 멋진 스카이라인이 연상된다. 그것도 깊은 밤, 화려하게 빛나는 네온사인이 말이다. 도시인의 고독과 우울이 잘 배어있으면서도 세련되고 솜씨 좋게 처리하고 있다. 트럼펫-바리톤 색스-플룻으로 이어지는 솔로의 릴레이는 정겹고, 매혹적이다. 거기에 피아노의 달콤함이 엮여져서,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이제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지긋이 감고, 소파에 깊이 몸을 파묻은 다음, 귀를 활짝 열어놓는 것이다. 그럼 몸과 마음은 어느 낯선 곳으로 이동해서,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게 된다. 그게 진짜 피니쉬 매직인 것이다.


Written by 이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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