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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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인-원(Three-in-One)의 달성 아르곤 3LS
by 틴맨 posted   16-12-09 11:03(조회 9,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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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의 테마가 뭐냐, 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대답은 이렇다. 원음의 재생. 하긴 오디오에서 소스에 담긴 음원 이외의 것을 재생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원음이라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많은 개념이다. 지금도 원음이 뭐냐를 갖고 싸울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콘서트홀이나 카페에서 쓰이는 PA쪽은, 말 그대로 보컬과 악기를 있는 그대로 재생하는 것이니, 라이브 음이 원음이 될 수 있겠다. 반면 오디오는 녹음된 음악을 재생하는 기기이기 때문에, 여기서 원음은 라이브와는 좀 다르다. 쉽게 말해, 녹음 엔지니어가 구상한 음을 다시 재현하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원음=라이브”라고 생각했다간, 오디오의 구축에 있어서 숱한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스튜디오 모니터링 시스템이 원음 재생에 제일 좋은 기기일까? 물론 이런 기기를 이용해서 녹음을 하기 때문에, 정확성이라는 면에서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홈 오디오가 음악성을 추구한다면, 스튜디오 쪽은 정확성을 추구한다. 서로 지향하는 세계가 같으면서도 좀 다르다. 이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면, 역시 숱한 방황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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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피온이 추구하는 것은, 바로 이 간극을 좁히는 쪽이다. 즉, 스튜디오의 장점과 홈의 장점을 잘 믹스해서, 어느 쪽에 갖다놔도 손색이 없는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얼핏 보면 동키호테식 발상이지만, 일단 말은 된다. 한데 만일 그런 경지를 구축한다면 누구나 인정하는 스피커가 될 수 있지 않은가?
  
실제로 앰피온이 추구하는 세계는 쓰리-인-원(Three-in-One)이다. 즉, 하나의 스피커에 세 개의 기능을 모두 담아내는 것이다.

첫째, 스튜디오 혹은 컴퓨터로 듣는 니어필드 리스닝.
둘째, 음악과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홈 오디오용.
셋째, 멀티 룸 내지 백그라운드 뮤직으로 쓰는 다목적용.

말하자면, 통상 스피커를 쓰는 환경 모두에 대응하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뭐 하나 사면 어떤 목적에 써도 모두 부합된다는 이야기다. 사실 많은 스피커 회사들이 홈 오디오, 카 오디오, 프로 오디오, 멀티미디어 등 여러 항목으로 나눠서 개발하는 데 반해, 앰피오는 카 오디오 정도만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부분에 두루두루 사용할 수 있다. 동키호테는 동키호테인데, 현실적으로 말이 되는 동키호테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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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난 아르곤 3LS는, 또 다른 면에서 동키호테다. 무슨 말인가 하면, 2웨이 톨보이 형태의 스피커로서는 이례적인 광대역과 에너지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사실 유닛 구성만 보면 본 기의 동생뻘인 3S와 별반 다르지 않다. 뒷면에 한 개의 래디에이터를 설치한 것 역시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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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오로지 인클로저의 용적만 갖고 저역의 리스폰스 대역이 엄청 증가한 것이다! 3S가 30Hz까지 떨어진다면(이 또한 경이적이다), 본 기는 무려 22Hz까지 커버한다. 22Hz! 이것은 제대로 된 더블 우퍼 사양의 3웨이 내지 4웨이 스피커가 아니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스펙이다. 대체 스피커에 무슨 마술을 부렸단 말인가?
  
사실 본 기의 전신인 3L의 경우, 본 기보다 약간 사이즈가 작고, 저역은 32Hz에서 끝났다. 바로 이 스펙만 갖고도 전형적인 영국 가정에 어울리는 메인 스피커란 찬사를 들었다. 아무래도 주거 공간이 미국보다 협소한 영국 내지 여러 유럽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런 칭찬은 단순한 과장이 아닐 것이다. 당연히 이 내용은 아시아 여러 나라에도 해당한다. 
  
그런데 본 기 3LS에 오면 상황이 바뀐다. 이것은 어지간한 공간이 아니면 감히 욕심낼 수 없는 스펙을 자랑한다. 22Hz라니, 이게 어디 말이 되는 내용인가? 이것은 상급기 크립턴과 비슷한 내용이다. 고역에서 약간 덜 뻗을 뿐, 저역쪽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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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 좁은 방 안에서도 쓸 수 있게, 본 기엔 많은 고안이 투입되어 있다. 동사는 이를 UDD라고 부른다. “Uniformly Directive Diffusion”인데, 쉽게 말해 천장이나 바닥, 벽 등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는 음이나 회절, 정재파 등에 비교적 자유로운 디자인을 구축한 것이다. 겉보기엔 평범한 박스형이지만, 실제 내용은 이를 훨씬 뛰어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안심하고 좁은 방에서도 사용하기 바란다.
  
본 기에 투입된 트위터는 티타늄을 소재로 해서, 1.6KHz까지 뻗는 광대역을 자랑한다. 유닛 주변으로 웨이브가드라고 해서, 일종의 혼 라이크한 형태를 구성했다. 즉 직진성을 높이면서도 넓은 방사각을 자랑한다. 따라서 서비스 에어리어가 비교적 넓어서, 여러 사람이 함께 들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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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퍼는 6.5인치 구경의 알루미늄 진동판을 채용했다. 반응이 빠르고, 단단하면서 또 가볍다. 진동판으로 이상적인 소재 중 하나다. 단, 감도는 좀 떨어져서 85dB에 이른다. 그러나 8오옴 이하로 떨어지는 일이 별로 없어서, 임피던스 특성은 좋은 편이다. 덕분에 최소 30W면 구동이 되고, 최대 150W까지 가능하다. 즉, 앰프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전작이 925mm의 높이였는데 반해, 본 기는 968mm로 좀 더 커졌다. 단, 폭과 깊이는 전작과 같다. 그러면서 저역 커버 능력이 대폭 좋아진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음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말러와 같은 대편성을 듣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가격대에 이  사이즈에 어지간한 대형 스피커를 찜쪄 먹는다고 해도 좋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비교적 단촐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바로 드비알레의 Expert 220 Pro를 사용한 것이다. 이 모델은 DAC, 앰프 모두 가능함으로, 맥 프로에 담긴 음원을 사용하면 소스는 해결이 된다. 참, 편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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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뛰어넘은 저역이 깊고, 육중하게 다가온다. 
덕분에 스케일이 상당해졌다. 또 음 자체가 진하고, 격정적이다.
적절한 통 울림을 동반한 혼 타입 스피커 못지 않은 음상과 에너지가 나온다. 어찌 이런 일이?


첫 곡으로 들은 것은 미샤 마이스키 연주,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1악장>이다. 일단 오케스트라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예상을 뛰어넘은 저역이 깊고, 육중하게 다가온다. 덕분에 스케일이 상당해졌다. 또 음 자체가 진하고, 격정적이다.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 맹숭맹숭한 음이 아니다. 듣고 있으면 저절로 고양이 된다. 첼로의 경우, 풀 바디가 연출된다. 통 울림은 깊고, 확실한 힘으로 활을 움켜쥐고 현을 긁는다는 느낌이 충분하며, 존재감도 빼어나다. 적절한 통 울림을 동반한 혼 타입 스피커 못지 않은 음상과 에너지가 나온다. 어찌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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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착색이 없고, 스케일이 크면서도, 음악성이 풍부하다. 
대형기 못지않은 스테이지 구성이 어떻게 저런 작은 톨보이로 가능할까?


리카르도 샤이가 지휘한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이다. 너무나 유명한 악장이라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일단 스산하면서 애잔한 느낌의 인트로. 정말 장중하게 밀려온다. 파도가 서서히 밀어닥치는 형국이다. 그러다 조금씩 여러 악기가 가세하면서 거대한 폭풍우로 변하는 장면이 일목요연하고 또 드라마틱하다. 중간중간 애잔한 바이올린군의 등장은 심금을 울린다. 별로 착색이 없고, 스케일이 크면서도, 음악성이 풍부하다. 대형기 못지않은 스테이지 구성이 어떻게 저런 작은 톨보이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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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베이스 라인에 정확한 드러밍. 
마치 15인치 구경의 대형 우퍼에서 저음이 나오는 듯하다. 
그러면서 밀도감이 높은 중역과 상쾌한 고역이라니. 

그간 수없이 크롤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이처럼 생기발랄하고, 살아있는 목소리는 처음이다. 
그 때문에 깜짝 놀랐다. 이게 진짜 크롤의 목소리가 아닐까?



다이애나 크롤의 <The Boy from Ipanema>를 들어본다. 원곡은 “Girl”인데, 싱어가 여성인 관계로 “Boy”로 바꿨다. 위트가 있다. 풍부한 베이스 라인에 정확한 드러밍. 마치 15인치 구경의 대형 우퍼에서 저음이 나오는 듯하다. 그러면서 밀도감이 높은 중역과 상쾌한 고역이라니. 장대하게 펼쳐지는 오케스트라의 움직임에 찰랑거리는 심벌즈가 공존한다. 보컬? 일단 힘이 넘친다. 뱃심을 제대로 내지른다. 그러면서 약간의 관능미도 잃지 않는다. 그간 수없이 크롤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이처럼 생기발랄하고, 살아있는 목소리는 처음이다. 그 때문에 깜짝 놀랐다. 이게 진짜 크롤의 목소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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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저 에너지. 록의 황금기에서 느끼는 기백과 야성이 살아있다. 
마치 라이브 현장에 온 듯하다. 
이 한 곡만으로도 본 기는 충분히 구매할 가치가 있다고 느낄 정도다. 
와우, 이 스피커 정말로 대단하구나.


마지막으로 에머슨, 레이크 & 파머의 <Tarkus>를 듣는다. 두뇌와 테크닉으로 무장한 전대미문의 록 트리오. 숱한 믹싱과 오버더빙으로 완성한, 70년대 초 녹음 기술의 절정이 여기서 일체의 가감없이 펼쳐진다. 폭주하는 드럼에 다양한 이펙트로 무장한 신디 거기에 격정적인 베이스까지, 그야말로 정신없이 몰아친다. 무엇보다 저 에너지. 록의 황금기에서 느끼는 기백과 야성이 살아있다. 마치 라이브 현장에 온 듯하다. 이 한 곡만으로도 본 기는 충분히 구매할 가치가 있다고 느낄 정도다. 와우, 이 스피커 정말로 대단하구나.

Written by 이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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