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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혁명에 준하는 오디오넷의 야심작 와트(WATT)
by 틴맨 posted   16-11-17 10:44(조회 7,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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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발표된 오디오넷의 신작 인티 앰프의 이름이 와트(Watt). 당연히 오디오파일이라면 윌슨 오디오의 와트 퍼피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의문부터 가질 것이다. 우선 이 부분부터 해명해야겠다.

 

윌슨 오디오의 와트(Watt), Wilson Audio Tiny Tot’의 약자다. ‘윌슨 오디오의 작은 꼬마’ 정도로 번역하면 좋을 것이다. 이 제품은 처음에는 중고역 유닛만 탑재한 북셀프로 나왔다. 그러다 우퍼부인 퍼피를 더해서, 나중에 와트 퍼피라는 제품으로 발전된 것이다. 윌슨 오디오의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데, 그 뜻을 생각해보면 본 기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럼 왜 이번 신작의 이름을 와트라고 했을까 의문이 떠오른다. 동사는 두 개의 이유를 대고 있다. 첫 번째는 전원 관계를 다룸에 있어서, 경쟁자들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출력이 높고 낮음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특히, 새롭게 설계된 전원부는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매우 효율적이고 또 음질 지향적이다.

 

두 번째는 스코틀랜드의 발명가 제임스 와트를 기리기 위함이란다. 제임스 와트?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증기 기관의 발명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증기의 열 에너지를 기계 동력으로 바꾸는 증기 기관에 대한 연구는 와트 이전에도 다양하게 존재했다. 문제는 기술적 효율성과 상용화다. 이 부분에서 와트가 만든 제품이 탁월해서, 결국 산업계 여러 분야에 쓰이게 된 것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와트는 발명자가 아니라 개량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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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오넷 WATT 인티앰프

 

 

사실 본 기의 높은 퀄리티도 어느 날 갑자기 나온 발명의 산물은 아니다. 앰프를 만들면서 숱하게 시도한 여러 고안들을 잘 개량해서, 하나의 제품으로 상용화시킨 것이다. 하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 특필할 만한 부분이 많음으로, 과감하게 와트라는 이름을 채용한 것이다. 인티 앰프의 역사에 남을 만한 제품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실제 내용은 가히 혁명적이지만.

 

참고로 이런 제임스 와트의 공적을 기려서, 1889년 영국과학진흥회에서는 일률과 동력 단위에 와트를 붙였다. 이것은 1960년에 열린 제11차 도량형 총회에서 다시 확인된 바 있다. 실제로 와트의 증기 기관이 산업혁명을 상징할 정도로 산업계 전반에 끼친 영향이 상당했고, 그 때문에 동서양의 국력 차이가 엄청 벌어졌음은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과감히 와트를 제품명으로 한 오디오넷의 야심이 어느 정도인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여담이지만, 최근에 오디오넷은 본사를 베를린으로 옮겼다. 이 도시는 현재 독일의 수도이지만, 멀리는 현 통일 독일의 시발점이 되는 프로이센 제국의 중심지기도 했다. 다시 말해, 창업한 지 20년을 넘어서면서, 이제는 독일의 로컬 메이커가 아니라 독일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거듭 나겠다는, 일종의 출사표인 셈이다. 이래저래 본 기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우선 본 기의 포름을 살펴보면, 표방하는 내용은 인티 앰프지만, 최신의 경향에 전면 배치된 내용을 갖고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여기엔 DAC도 없고, 네트웍 플레이어 기능도 없으며, WLAN 안테나도 달려있지 않다. 말 그대로 순수한 아날로그 인티 앰프인 것이다. 다시 말해, 오로지 인티 앰프의 성능 그 자체로 승부를 보고 있는 것이다. 시장의 상황을 보면 다소 위험스런 발상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이런 역발상이 혁명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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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이 그렇지, 인티 앰프에 여러 디지털 기능이 첨가되면 사용상 편리하기는 해도 뭔가 찜찜하지 않은가? 아날로그는 아날로그, 디지털은 디지털, 이렇게 서로 완전히 나눈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음질상 유리한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 않은가?

 

당초 동사에는 SAM이라는 인티가 있고, 이것이 나중에 SAM G2로 진화했다. 인티 앰프 중 상당한 실력을 지닌 제품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제품이다. 이 레벨을 넘어서기 위해 본 기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능히 상상이 간다.

 

이래서 당연히 전작인 SAM G2와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사이즈를 보면, 좀 더 커진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색깔 자체도 바뀌었다. 전작이 실버라면, 본 기는 브론즈에 가깝다. 엷은 샴페인 골드로 봐도 좋다. , 섀시에 더 공을 들여, 무려 0.8인치 두께의 알루미늄을 동원했다. 레조넌스 부분에 있어서 최적화된 내용을 갖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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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 패널을 보면 중앙 상단에 디스플레이 창이 있고, 그 밑에 로터리 노브가 있다. 단순히 볼륨 노브라 쓰지 않은 것은, 이 노브가 하는 일이 여러 가지여서 그렇다. 한편 오른편엔 전원을 비롯한 여러 개의 버튼이 보이고, 헤드폰 단자도 눈에 띤다. 헤드폰 단자? 와우,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뒷면을 보면 4개의 인풋 단자가 들어온다. 이중 하나는 XLR이고, 또 하나는 포노 옵션을 장착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또 프리아웃 단자가 별도로 제공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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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의 핵심 컨셉은 듀얼 모노럴 구성이다. 철저하게 좌우 채널을 구분했다. 이를 위해 750VA급 전원 트랜스를 채널당 하나씩 투입했다. 그 안을 보면, 1차 권선은 전원용이지만, 2차 권선은 아날로그부와 조작부에 쓰이고 있다. 당연히 두 권선 사이는 철저한 차폐가 이뤄지고 있다.

 

넉넉한 캐패시터 용량을 갖춘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무려 20만 마이크로패럿 급이다. 따라서 에너지 버퍼가 넘쳐난다. 표기된 출력 이상의 스피커 구동력을 내는 데에 중요한 항목이며, 본 기를 와트라 칭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전원부에 있는 셈이다.

 

본 기는 리니어리티, 그것도 울트라 리니어리티를 갖춘 증폭단을 목표로 삼고 있다. 따라서 시그널 패스는 무척 간략하며, 인풋 및 아웃풋단은 전면적으로 새롭게 설계했다. 이 와중에 동원된 OP 앰프는 동사가 오랜 기간에 걸쳐 개량에 개량을 거듭한 것으로, 본 기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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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에 대한 선별과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캐패시터의 경우, 20년 이상이나 거래한 미카의 제품을 쓰고 있는데, 당연히 특주품. 이 또한 꾸준한 개량이 이뤄져 왔다. 또 로듐으로 된 스피커 터미널은 후루텍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그밖에 저항이나 퓨즈 등 모든 부품들이 최상급 스펙을 갖춘 것들이다.

 

여기서 로터리 노브의 역할에 대해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듯싶다. 이것은 볼륨 조절 외에 볼륨을 8개 단위로 그 게인을 설정할 수 있고, 여러 메뉴를 컨트롤할 수 있으며, 디스플레이의 밝기라던가 인풋 각각에 이름을 붙이는 등, 여러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심지어 자동 전원 설정도 가능하다. 게다가 헤드폰 쪽도 빼놓을 수 없다. 사용하는 헤드폰의 성격을 감안해서 이에 적합한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본 기의 출력은 정확히 8오옴에163W. 이렇게 쓰면 통상 150W 200W니 하는 것에 익숙한 분들에겐 약간 혼란이 올 듯도 싶다. 또 이것은 정확히 4오옴에 324W를 낸다. 쉽게 말해 160/320W 정도로 기억하면 좋겠다. 당연히 충실한 전원부 구성으로 인해, 실제 스피커 드라이빙 능력은 이 숫자를 훨씬 상회한다.

 

, 본 기의 경우, 작은 볼륨으로 약 3일간 정도 틀어둬서 확실한 에이징을 해둘 필요가 있다. 처음 들을 때와 놀랍도록 다른 음, 훨씬 디테일이 좋고, 다이내믹스가 뛰어난 음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소스기는 동사의 플랭크(Planck)를 사용했고, 스피커는 YG 어쿠스틱스의 헤일리를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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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TR이지만 진공관을 연상케 하는 포실하면서, 포근한 음이 특징이다.

예전의 제품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신이다.

당연히 더 음악성이 풍부해졌다.

 

 

 

첫 곡으로 들은 것은,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 베토벤의 <교향곡 5 1악장>. 워낙 유명한 곡이라 새삼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일단 공간을 가르는 빠른 바이올린군의 연주가 시선을 끈다. 급박하게 문을 두드리는 운명의 신이 도래한 듯하다. 이어서 같은 테마를 수없이 변주하는 오케스트라의 다채로운 움직임에 점차 빨려 들어간다. 전체적으로 TR이지만 진공관을 연상케 하는 포실하면서, 포근한 음이 특징이다. 예전의 제품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신이다. 당연히 더 음악성이 풍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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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치는 저역에 화려한 고역.

일체 군더더기 없이 리얼 타임으로 몰아친다.

또 단순히 힘이 아닌,

고급스런 음색과 퀄리티가 묻어나 더 없이 매력적인 음을 들려준다.

 

 

 

이어서 아바도 지휘, 말러의<교향곡 5 1악장>. 인트로에 등장하는 트럼펫의 낭랑한 솔로. 곧 이어 벌어질 어마어마한 폭풍우를 예고하는 듯하다. 이어서 본격적으로 오케스트라가 휘몰아친다. 바닥을 치는 저역에 화려한 고역. 숱한 음성 정보로 가득 차 있다. 일체 군더더기 없이 리얼 타임으로 몰아친다. 또 단순히 힘이 아닌, 고급스런 음색과 퀄리티가 묻어나 더 없이 매력적인 음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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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엔 생동감이 넘치고, 약간의 관능미도 포착된다.

기교와 기량이 한껏 절정에 달한 순간이다.

또 가만히 듣다 보면 헤일리와 매칭도 상당히 좋다는 인상을 받는다.

 

 

 

다이애나 크롤의 <The Look of Love>, 마치 꿈을 꾸는 듯하다. 휘황한 스트링스의 반주와 세련된 보사 노바 리듬이 더해, 어느 멋진 호텔에 온 듯하다. 밖은 뜨겁지만 안은 시원하다. 맛있는 칵테일 한 잔이 생각난다. 목소리엔 생동감이 넘치고, 약간의 관능미도 포착된다. 기교와 기량이 한껏 절정에 달한 순간이다. 또 가만히 듣다 보면 헤일리와 매칭도 상당히 좋다는 인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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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오래된 녹음이지만 결코 낡아 보이지 않는다.

발군의 해상도와 다이내믹스는 또 어떤가?

이 정도 퀄리티를 능가하는 앰프를 만든다고 하면,

상당히 애를 먹겠구나 새삼 느끼게 된다.

 

 

 

마지막으로 마일스 데이비스의 <All Blues>. 무척 오래된 녹음이지만 결코 낡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원 포인트 녹음의 신선함이 더 강조된다. 3관 편성의 구성이라, 각 악기의 위치가 명료하다. 또 배후에 놓인 리듬 섹션의 포지션도 정확하게 표현된다. 재즈 특유의 개방적인 고역과 두툼한 저역이 멋지게 어우러지고, 관악기의 쭉 뻗는 어택감도 매력적이다. 또 볼륨감이나 바디감도 적절해서, 절대로 야윈 음이 아니다. 발군의 해상도와 다이내믹스는 또 어떤가? 이 정도 퀄리티를 능가하는 앰프를 만든다고 하면, 상당히 애를 먹겠구나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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