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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동지의 변화! 무시무시한 AU24 SX 시리즈의 어택!
by 틴맨 posted   16-08-04 12:52(조회 7,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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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오감은 정말로 예민하다. 귀로 판단하는 오디오의 경우에도, 이른바 AB 테스트를 통해 각 컴포넌트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파헤친다. 만일 인간의 귀에 해당하는 계측기를 만든다고 하면, 적어도 수 백 개의 항목에 걸쳐서 모두 체크해야 하며, 가짓수만 해도 백 개는 훌쩍 넘어서지 않을까 싶다. 그러므로 현재까지 최고의 심판관은 인간의 귀인 것이다.
  
이것은 어찌 보면 와인 테스팅과 비슷하다. 물론 와인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미각에 관계된, 주로 혀를 사용한 취미지만, 꼭 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국의 저명한 와인 평론가인 잰시스 로빈슨이 소개한 와인 테스팅을 이번 기회에 잠깐 소개해본다.
  
사실 전문적인 와인 평론가로 활동하다보면, 수많은 테스팅 기회를 갖게 된다. 특히, 100개 혹은 200개, 300개 등의 브랜드에서 내놓은 와인을 하루 만에 테스트하고 점수를 매긴다, 라는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이벤트에 관여하게도 된다. 아무리 신의 경지에 다다른 혀를 갖고 있다고 해도, 이렇게 수많은 잔의 와인을 마신다면 중도에 곯아떨어질 게 분명하다. 
  
여기서 첫 번째 통과 원칙이 있다. 바로 눈을 이용한 색깔의 감별이다. 투명한 전용 글라스에 채워진 와인을 빛을 투과해서 보고 이리저리 흔들어서 잔속에 흐르는 패턴을 관찰한다. 이 과정에서 약 반 수 이상의 와인이 사라진다.
  
두 번째는 냄새를 맡아보는 것이다. 숙련된 솜씨로 흔든 다음, 잔속에 코를 박아서 힘껏 들이마시는 것이다. 거기서 나오는 향을 갖고 대략 판단이 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도전자들이 사라진다.
  
이윽고 세 번째 단계에 오면 본격적으로 혀와 만나게 된다. 100개의 와인이 제출되었다고 하면, 고작 남아있는 것은 10~20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것을 하나씩 마시는데, 결코 많은 양을 들이키지 않는다. 오로지 혀로 맛보고 입속에서 이리저리 왕복하다가 퉤 하고 뱉어낸다. 이 중에 삼키는 와인은 몇 개 되지 않으며, 심지어 한 잔 더 마신다고 하면, 가히 명품이라 불러도 좋은 것이다. 
  
이렇게 보면, 외관이나 디자인에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음으로만 판단해야 하는 오디오의 경우, 좀 불리하긴 하다. 하루에 100개, 200개 컴포넌트를 모두 듣고 점수를 매기는 것이 불가능하니 말이다.
  
하지만 케이블의 경우, 요즘 워낙 고가의 제품이 많고, 외관이 화려한 것도 많아, 오히려 와인 테스팅의 접근법으로 갔다간 낭패를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세상은 좀 다른 이치로 돌아간다.
  
이른바 고수라고 자처하는 이들은 듣지도 않고 감별해낸다! 일단 신중하게 외관을 본 다음, 손으로 집어서 내부 선재를 이리저리 만져본다. 물론 눈을 지긋하게 감고 말이다. 마치 무슨 염력술사나 된 것처럼, 선재와 자신이 커뮤니케이션한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이 케이블은 저역이 좀 부족하네.”
  “이 녀석은 착색이 있는데? 고역이 예쁘기는 하겠구먼.”
  “이건 완전 싸구려야. 거저 준다고 해도 싫어.”
  
대충 이런 식의 감별이 나온다. 도무지 말도 되지 않는 것 같지만, 실제 그런 부류가 있기는 하다. 대체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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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커넥터의 품질이나 재킷의 두께, 겹 등 여러 부분은 손과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선재가 얇으면 고역 특성이 좋고, 두꺼우면 저역 특성이 좋다. 만일 인슐레이션이나 방자 처리가 잘 되어 있다면, 해상도나 다이내믹스가 좋다. 뭐 이런 식의 상식적인 배경을 갖고, 여러 경험을 덧붙여서 마치 도사처럼 듣지도 않고 케이블을 평가하는 것이다. 물론 그중엔 신빙성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오디언스(Audience)에 이르면, 이런 사기(?)는 처절한 종말을 맞게 된다.
  
일단 가격대를 보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음이 나오겠구나 판단할 수 있겠다. 워낙 수 천만원짜리가 횡행하는 요즘이니까. 그러므로 그런 거작(巨作)에 비해 거의 1/10 가격밖에 하지 않은 AU 24 시리즈의 경우, 정말 우습게 보일 수도 있다. 어, 그 정도? 오우케이, 그럼 이런 음이 나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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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언스 AU24 SX XLR


또 선재가 타사에 비해 얇고, 인슐레이션 처리가 부족한 듯 보여서 이 또한 쉽게 짐작 가능한 범위에 들어간다. 대충 저역이 타이트하지만 양이 많지는 않겠고, 외부 노이즈에 취약하겠구나, 뭐 이런 식으로 판단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물론 세계 최고의 케이블이 뭐냐,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제각각일 것이다. 가격이나 취향 등이 고려되어, 불꽃 튀는 논쟁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 가격대에서 적수가 없다는 점과 실제 그 퍼포먼스에 있어서 이보다 몇 배 가격이나 하는 케이블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점에서, 오디언스 케이블이 갖는 가치는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사람을 절대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고 하는데, 오디언스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이 케이블이 변변치 않은 기술력에 오로지 튜닝 실력만 갖고 만들었냐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만일 선재에 대한 부분이나 기본적인 접근법이 궁금하다면, 이미 AU 24 SE 시리즈 케이블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충분히 답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새삼 부연 설명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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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언스 AU24 SE 시리즈


단, 이번에 만난 것은 SE 버전이 아닌 SX 버전이다. AU 24 시리즈로서는 무려 네 번째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최초엔 AU 24로 나왔다가, 이후 2007년에 “e”가 뒤에 붙는다. 이것은 에볼루션이 아닌 인핸스드(enchanced)의 뜻으로, 보다 성능을 높였다, 정도로 파악하면 좋을 것이다. (숱한 메이커에서 에볼루션, 레볼루션 하는 것과 비한다면 얼마나 수수하고 또 진솔한가?)
  
이어서 2013년에 SE 버전이 나오면서 획기적인 비약을 선보인다. 말 그래도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은 것이다. 한 마디로 오디언스의 주가를 제대로 올려놓은 시리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올해 SX가 나왔다. SX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시리즈에 대한 동사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일차적으로 비교 대상이 SE 버전인데, 이보다 훨씬 나은 퍼포먼스와 다이내믹스, 디테일을 보여준다고 하니 말이다. 심지어 그 차이가 너무나 명확해서 누구나 쉽게 판단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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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언스의 새로운 플래그십인 AU24 SE 시리즈


원래 오디언스를 주재하는 존 맥도널드부터 여러 스탭들 중엔 노장도 많고, 오랜 경험을 축적해서 깊은 내공을 갖춘 상태다. 바로 이런 분들이 함부로 과정 섞인 말을 했을까? 이런 자부심을 괜히 피력했을까? 그래서 이번 시청은 밸런스 케이블인데, 바로 SE 버전과 맞대응을 해서 들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정말 놀랄 만했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우선 스피커는 윌슨 베네시의 최신작 디스커버리 2를 사용했다. 앰프는 크렐의 일루션 프리와 575 모노블록 파워. 소스기로는 루민 T1을 네트웍 플레이어로 활용하면서 버클리의 레퍼런스 DAC를 붙였다. 밸런스 케이블은 바로 이 DAC의 아웃풋에 걸어서 프리와 연결하는 식으로 사용했다. 말하자면 소스기와 프리 사이에 걸어서 AB 테스트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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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등장하는 트럼펫의 우렁찬 포효부터 남다르다. 
좀 더 살집이 붙고, 뻗음새가 좋으며, 잔향이 리얼하다. 잠이 확 꽤는 듯한 울림이다.
또 다소 고급스런 음색 또한 타사의 호화찬란한 거작에 비해 결코 밀리지 않는다.


처음 들은 것은 리카르도 샤이 지휘, 말러의 <교향곡 5번 1악장>이다. 초반에 등장하는 트럼펫의 우렁찬 포효부터 남다르다. 좀 더 살집이 붙고, 뻗음새가 좋으며, 잔향이 리얼하다. 잠이 확 꽤는 듯한 울림이다. 이윽고 투티로 진격할 때의 폭발은, 거의 천지가 진동할 지경. 대체 같은 소스를 걸어서 듣는 것일까 의문이 들 정도다. 또 자세히 들어보면 일체의 엉킴이나 어긋남이 없다. 한 마디로, 디스커버리 2가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또 다소 고급스런 음색 또한 타사의 호화찬란한 거작에 비해 결코 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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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예전 녹음인데도 불구하고 최신 녹음처럼 싱싱하며, 
셰링 역시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투명도, 해상도 등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헨릭 셰링이 연주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으면, 셰링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 바뀐다. 원래 바흐 전문가로, 다소 냉정하고, 엄격한 연주를 들려준다고 생각하는데, SX가 투입되자, 약간은 부드럽고, 다정다감한 모습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예전 녹음인데도 불구하고 최신 녹음처럼 싱싱하며, 셰링 역시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투명도, 해상도 등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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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피아노의 풍부한 잔향과 타건 하나하나에 에너지가 더해져서 
보다 넓고 깊은 무대를 연출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대체 SX 시리즈엔 무슨 마법을 부린 것일까?


아야도 치에의 <Tennessee Waltz>를 보자. 일단 보컬의 경우, 강력한 뱃심과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 모습이 절실하게 전달된다. 뒷부분의 묘한 비브라토조차 매력적이다. 하긴 이 부분이 없으면, 소금을 치지 않고 먹는 삶은 계란과 다를 게 뭐람. 그랜드 피아노의 풍부한 잔향과 타건 하나하나에 에너지가 더해져서 보다 넓고 깊은 무대를 연출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대체 SX 시리즈엔 무슨 마법을 부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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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베이스 라인이 또렷이 감지된다.
보다 드라마틱하고, 음악적이며 또한 감동적이다. 
SE 버전을 쓰는 분들이라면 SX의 교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레드 제플린의 <Heartbreker>. 무엇보다 베이스 라인이 또렷이 감지된다. 이 부분이 꿈틀거리면서 보텀을 확고하게 장식하자, 보컬과 기타는 중원에서 킬 패스를 받는 스트라이커처럼 활기를 띤다. 거기에 킥 드럼의 격한 어택은 온 몸의 혈관을 빠르게 돌게 한다. 기타 솔로에 와서는 마치 중앙에 스포트라이트라도 켠 듯하다. 보다 드라마틱하고, 음악적이며 또한 감동적이다. SE 버전을 쓰는 분들이라면 SX의 교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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