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리뷰

  • CABLE
  •  
케이블의 순수한 퍼포먼스를 위한 오디언스의 찬가 AU24 SX 시리즈
by 틴맨 posted   16-08-02 10:54(조회 6,294)

Audience SP_01.jpg


작년 8월에 열린 홍콩 쇼에서 목격한 사건이다. 한 무리의 중국인들이 가벼운 탄성을 지르면서 무슨 제품 하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엔 동경과 황홀감이 가득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음악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여러 케이블과 액세서리를 진열해놓은 부스라, 따로 음악을 틀 이유도 없었다. 한데 이들은 마치 천상의 음이라도 체험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이리저리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가보니 커다란 파워 앰프가 눈에 띄었다. 모양이 참 독특하구나 싶었다. 게다가 스피커 케이블이 아예 장착되어 있었다. 적어도 이 파워 앰프를 사면, 스피커 케이블은 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다시 살펴보니, 이것은 스피커 케이블 그 자체로, 가운데에 엄청난 크기의 인슐레이터를 장착한 것이다. 뭐 그 박스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6천만원이 넘는 가격표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마 그에 해당하는 퍼포먼스를 충분히 들려줄 것이다. 그리고 좀 있으면 1억짜리 케이블이 나오겠구나 싶었다.


1억짜리 스피커 케이블? 사실 도저히 감이 오지 않는다. 이제 전반적으로 케이블 업계가 미친 것이 아닐까 걱정도 된다. 1천만원짜리 케이블이 나왔을 때 업계가 받은 충격이 지금도 생생한데, 이제 2천, 3천 하다가 6천짜리가 나온 것이다. 심지어 조금 관심을 갖고 추적해보면, 생판 알지도 못하는 메이커에서 버젓이 3, 4천만원짜리 케이블을 내놓는다. 물론 그만큼 값어치는 할 것이다. 억대 혹은 십억대 수준의 오디오 시스템을 운용하는 분들이라면, 이 정도 케이블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뭔가 이상하다.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다.


Audience SP_03.jpg

▲ 오디언스사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피커 케이블인 AU24 SX 스피커케이블


그렇다고, 흔히 말하는 케이블 혐오론자, 즉 “Wire is Wire”라는 주장에 공감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케이블을 턴테이블이나 앰프, 스피커처럼 하나의 컴포넌트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거기엔 일정한 한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상급 케이블의 가격조차 일반 애호가들의 수중에 들어올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는 오디언스(Audience)의 존재는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라지 않는다. 많은 케이블 제조사들이 오디언스를 보고 이 미친 향연에서 좀 깨어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실 오디언스의 관심사는 처음에 케이블이 아니었다. 오히려 스피커였다. 그리고 스피커가 갖고 있는 무수한 문제점을 개선하다가, 네트워크의 개량에 이르면서 케이블까지 만들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케이블도 스피커처럼 하나의 어엿한 독립적인 컴포넌트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매우 고무적이다.


Audience SP_05.jpg

▲ 오디언스사의 ClairAudient 1+1 V2+ 스피커


오디언스를 주재하는 존 맥도널드의 경우, 최초의 스피커 회사를 설립한 것이 무려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중간에 도산을 하고, 다시 문을 열고 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2009년에 클레어 오디언트 16이라는 스피커를 출시해서 성공 신화를 써나가기까지의 여정은 한 편의 영화 못지않다. 그런데 세상일은 알 수 없는 것이, 그 과정에서 얻은 케이블 기술이 오히려 동사를 대표하게 된 점이다.



Audience SP_04.jpg


▲ 오디언스사의 대표인 존 맥도널드


또 이런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 오디오를 만들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오디언스는 일체의 가식이나 허례허식을 배제한다. 오로지 음악의 영혼(Soul)을 전달하는 오디오의 기본적인 사명에 충실한 것이다. 즉, 레코딩에 담긴 음원과 오디오 애호가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장막을 최대한 벗겨보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당연히 왜곡이나 착색은 피해야 한다. 그러므로 스피커를 만들건, 케이블을 만들건, 기본 자세엔 일절 변함이 없는 것이다.


동사를 대표하는 AU 24 시리즈는 여러 차례 개량이 이뤄졌다. 오리지널 모델이 나온 이후, 2007년에 인헨스드를 뜻하는 버전 “e”가 나왔고, 2013년에 SE 시리즈가 나왔다. 특히, SE 시리즈는 획기적인 기술력과 소재 공학이 접목되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퍼포먼스를 들려줬다.


여기서 탄생한 것이 텔루륨(Tellurium)이라는 금속이다. 이 소재를 이용해서 C14500이라는 합금을 만든 바, 이것을 바로 도체로 사용한 것이다. 그 구성을 보면, 99.492%의 순동에 0.5%의 텔루륨, 0.008%의 포스포러스가 합해졌다. 그 컨덕티비티는 6N급 순동의 93%에 육박하면서도 가공이 무척 용이하다. 적절한 강도와 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Audience SP_06.jpg


바로 이 소재를 적극 활용한 SE 버전은 숱한 저널과 애호가들을 만족시켰고, 상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이 기술을 더욱 갈고 닦아서 만든 것이 바로 SX 버전, 본 기인 것이다.


본 기에 대한 오디언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이미 정평이 있는 SE 시리즈를 가볍게 상회하는 퍼포먼스를 갖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로 전작이 6N급 순동의 퍼포먼스에 93% 정도 근접했다고 하면, 본 기는 이보다 더할 것이다. 수치로 아직 나온 것은 없지만 94, 95 혹은 96% 정도는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이 대목에서 만일 그렇다면 아예 6N 순동을 사용하면 되지 않냐 되물을 것이다. 일단 예산 문제가 있다. 또 가공이 쉽지 않다. 케이블의 성격상 구부러지기도 하고, 말리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순동은 쉽게 손상을 받는다. 그러므로 순동을 중심으로 한 합금이 만들어져야 하고, 이 대목에서 오디언스는 텔루륨을 중심으로 최상의 레시피를 확보한 것이다. 여기에 동사만의 기술인 XLPE 방자처리 인슐레이션이 더해져서,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퍼포먼스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SX 시리즈는 다양한 품목에 걸쳐 빠르게 제조되고 있다. RCA, XLR, SPDIF, SES/EBU, 포노 케이블 등은 물론 이번에 소개할 스피커 케이블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스피커 케이블에 대해선 전작보다 더 무겁고 두툼하게 제조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더욱 기대를 갖게 한다. 메이커에 따르면, 더 릴렉스하고, 다이내믹하며 풍부한 톤을 자랑한다고 한다. 실제 청취를 해보면 전혀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Audience SP_02.jpg

▲ AU24 SX 라인업들


아무튼 오디언스의 설계자와 종사자들은 깊은 내공을 자랑한다. 숱한 경험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에 잘 훈련된 귀를 갖고 있고, 정말 최상의 와인을 제조하듯 정성스럽게 보이싱을 처리한다. 그러면서 외관을 멋지게 하거나 장식적인 요소를 넣는 것엔 극구 반대한다. 최대한 가격을 높이지 않는 선에서 최상의 솔루션을 선보이는 것이다. 요즘과 같은 시대에 참 양심적인 사람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명성을 확보해서 앞으로도 더 판매할 수 있는 SE 버전을 버리고, 이번에 SX 버전을 과감히 런칭했다. 메이커는 자신만만하다. 당연히 비교 시청을 위해 먼저 SE를 듣고, 이어서 본 기를 들었다. 그 결과는 자못 흥미진진했다. 역시 내공 만점의 브랜드다운 실력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윌슨 베네시의 최신작 디스커버리 2를 사용했다. 앰프는 크렐의 일루션 프리와 575 모노블록 파워를 동원했으며, 소스기는 루민의 T1에 버클리의 레퍼런스 DAC를 결합해서 사용했다.




Audience SP_07.jpg


트럼펫의 음향 자체가 다르다. 

힘과 뻗침이 좋고, 존재감도 빼어나다. 바로 요 앞에서 부는 듯하다.

도적인 정보량을 바탕으로, 시스템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게 만드는 듯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일단 리카르도 샤이의 말러 <교향곡 5번 1악장>을 듣는다. 트럼펫의 음향 자체가 다르다. 힘과 뻗침이 좋고, 존재감도 빼어나다. 바로 요 앞에서 부는 듯하다. 이윽고 투티로 갈 때의 기세나 에너지는 특별한 묘사가 필요없을 정도. 지옥의 불타는 모습이 과연 이런 것일까? 그러다 애절하게 등장하는 바이올린군의 움직임에서, 저 세기말의 처절한 관능미를 느끼게 된다. 압도적인 정보량을 바탕으로, 시스템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게 만드는 듯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Audience SP_08.jpg


일단 오케스트라의 스케일부터 다르다. 

게다가 세부 묘사가 뛰어나 각 단원들의 모습이 눈에 보일 듯하다.

SE 버전도 좋았지만, 확실히 빼어난 개량이 이뤄졌다고 판단이 될 만큼, 

다이내믹스, 해상도 등에서 좋은 점수를 주게 된다.


헨릭 셰링이 연주하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으면, 일단 오케스트라의 스케일부터 다르다. 게다가 세부 묘사가 뛰어나 각 단원들의 모습이 눈에 보일 듯하다. SE 버전도 좋았지만, 확실히 빼어난 개량이 이뤄졌다고 판단이 될 만큼, 다이내믹스, 해상도 등에서 좋은 점수를 주게 된다. 특히, 바이올린의 경우, 적절한 두께를 갖고, 진솔하면서 우수에 찬 표현력을 선보이는 바, 이 대목에서 마치 LP를 듣는 듯한 착각도 했다.




Audience SP_09.jpg


감촉이 좋고, 잔향이 깊은 피아노부터 만난다. 

스케일도 크지만, 새김도 깊다. 

마치 바싹 귀를 대고 듣는 것처럼 

세밀한 기척이나 숨 소리가 다 전달이 되어서 소름이 돋을 정도다.


아야도 치에의 <Tennessee Waltz>를 들으면, 감촉이 좋고, 잔향이 깊은 피아노부터 만난다. 스케일도 크지만, 새김도 깊다. 음 하나하나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플레이하는지 충분히 감지가 된다. 이윽고 치에 특유의 떨림을 동반한 보컬. 발음 하나하나가 또렷이 전달이 되고, 그에 따라 감동도 배가가 된다. 마치 바싹 귀를 대고 듣는 것처럼 세밀한 기척이나 숨 소리가 다 전달이 되어서 소름이 돋을 정도다.




Audience SP_10.jpg


본 기를 통해 들으면 일체의 틈이 없이 꽉 짜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음악에 완전히 몰두해서 혼연일체가 된 듯한 느낌을 준다. 

과연 SX의 진화, 정말로 숨이 막힌다.


마지막으로 레드 제플린의 <Heartbreaker>. 사실 악기 수가 많지는 않지만, 연주 자체가 화려하고, 멤버들의 실력이 출중한 지라, 본 기를 통해 들으면 일체의 틈이 없이 꽉 짜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일렉 기타는 통상 듣는 것과 다른 튜닝과 톤을 자랑하는데, 여기서 그 매력이 십분 살아나고 있다. 보컬은 싱싱하면서 파워풀하고 그러면서 약간 달콤하다. 거기에 묘한 중독성이 있다. 중간에 스피커 사이에 홀연히 지미 페이지가 떠올라 기타 솔로를 펼치는데 거의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다. 그만큼 압박감이 대단하다. 음악에 완전히 몰두해서 혼연일체가 된 듯한 느낌을 준다. 과연 SX의 진화, 정말로 숨이 막힌다.



문의 |
디자인앤오디오(www.designnaudio.co.kr) 02-540-7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