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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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son Benesch Square One
by 틴맨 posted   14-05-28 17:18(조회 9,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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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중, 가벼운 취기에 꾸벅꾸벅 졸다가 문득 도어스의 <Riders on the Storm>을 들었다.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흘러나오는 곡이다. 최근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을 되짚어본다. 아하, 지난 서울 오디오쇼에서 였다. 오디오넷의 CEO 토마스 게슬러씨가 자주 틀어 주었던 곡이었다.

돌이켜 보면 최상의 스피커에 플래그십 앰프의 매칭이다. 쉽게 들을 수 있는 조합도 아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들도 아니다. 어쩌다 이런 쇼에서나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기억은 오랫동안 남는다. 왜냐하면, 거기서 나오는 소리가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광대역에 빼어난 음장 그리고 거의 왜곡을 찾아볼 수 없는 퍼포먼스. 바로 이런 수준을 하이엔드라고 부르고, 들을 때마다 감탄하고 또 그리워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손에 넣기가 쉽지 않다. 많은 돈이 필요하고, 공간도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선 아내의 허락도 필요하다. 이래저래 하이엔드를 운용하려면 이것저것 처리해야 할 일이 한 둘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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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 듣는 음악은 버스 천장에 설치된 싸구려 스피커에서 나오고 있다. 이 스피커의 구경이 얼마나 될까? 3인치? 4인치? 아무튼 위 아래가 모두 짤린, 극히 일부분의 대역만 커버할 뿐이다. 그러나 하이엔드 시스템으로 들었던 음악은, 이런 초라한 환경에서도 어느 정도 상상력의 도움으로 되살아난다. 그래서 음에 대한 기억은 무섭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요즘 많은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엄청난 제품을 내놓고 있다. 가격표도 대단하지만, 사이즈나 무게 또한 어마어마하다. 이런 스피커를 구동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앰프 또한 그 가격이 상상을 초월한다. 반대로 말하면, 음악을 간편하게 또 듣기 쉽게 즐기려는 분들에게 다가오는 제품이 시장에서 귀한 형편이라 하겠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만난 윌슨 베네시의 스퀘어 원은 여러모로 고무적이다. 아주 작은 사이즈에 최상의 퀄리티를 담아낸 데다가 합리적인 가격표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윌슨 베네시라는 회사는 이런 소형기에서 압도적인 퀄리티를 갖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원가 절감이나 무수한 타협의 결과물로 제시된 것이 아니라, 충분한 연구와 다양한 R&D를 통해, 일단 음으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특히, 동사의 인기작인 디스커버리나 버텍스를 아는 분들이라면, 본 기의 출현은 여러모로 반가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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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슨 베네시 스퀘어 1

비록 작은 몸체지만, 본 기에는 상급기의 노하우가 가득 들어있다. 예를 들어 베이스 포트를 보자. 대개는 뒤에 설치하지만, 여기서는 아래에 나 있다. 그것도 두 개씩이나. 단, 본체를 스탠드와 약간 띠우기 위한 스파이크가 장착되어, 이런 포트에서 나온 음이 빈틈으로 해서 사방으로 방사되게 만들었다.

이런 구조의 가장 큰 장점은 뒷벽에다 근접해서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주거 공간이 부족하고, 각종 책장이며 CD 랙 등이 가득한 상황에서 이런 세팅의 자유로움은 만세라도 부르고 싶을 지경이다.

두 번째로 아주 절묘한 튜닝을 들 수 있다. 저역의 양감을 스무스하게 커버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 뒷면에 일종의 라디에이터를 설치했다. 이럴 경우, 프런트 배플에 배치된 미드 베이스 유닛에서 나오는 음을 적절하게 강화시킨다. 또 일정 부분 진동을 흡수해서 보다 명료한 저역을 그려낸다. 그러므로 이 작은 몸체에 무려 45Hz까지 떨어지는 스펙을 달성했다. 이것은 절대 거짓이 아니다. 참 놀라운 일이다. 음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이상하게도 하나의 유닛에서 나오는 듯, 악단이 통일감을 갖고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거기에 무슨 특별한 기술이 있는가 싶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대부분의 음성 신호를 미드 베이스가 커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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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에는 2개의 포트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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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체와 스탠드 사이에 스파이크를 장착하여, 포트에서 나온 음이 사방으로 방사된다.

무슨 말인가 하면, 전통적으로 윌슨 베네시는 유닛을 스스로 개발해서 스피커에 사용해왔다. 이런 기술력이 쌓여서 최근에 만든 유닛이 바로 7인치 구경, 그러니까 170mm 지름의 미드 베이스다. 이것을 그들은 택틱 드라이버(Tactic Driver)라고 부르는데, 그 담당 대역폭이 상상 이상이다. 본 기의 경우 스퀘어 시리즈 2로 진화하면서, 45Hz~5KHz의 대역을 커버한다. 이 경우, 초고역의 음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악기와 보컬을 처리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므로 여기에 커플링 되는 트위터는 비교적 자유롭다. 따라서 24KHz까지 위로 뻗는다. 중간에 어떤 파탄이나 굴곡이 없이 아주 평탄하게 뻗는 모양새다. 그러므로 이 사이즈에서 상상할 수 없는 시원시원한 고역이 기분 좋게 나온다. 

이를 위해 동사는 트위터 역시 자체 제작했다. 1인치 그러니까 25mm 구경으로, 일일이 수가공으로 제작된 실크 돔이다. 이런 실크 돔 트위터의 음은 한마디로 실키(Silky)하다. 쨍쨍대거나 날리는 음이 아니라, 고상하면서 윤기가 흐르는 고역이 나온다. 한 마디로 고급스런 소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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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체 제작한 1인치 실크 돔 트위터

한편 내부에도 상당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우선 배선재를 보면, 은도금 동선을 사용하고 있다. 또 크로스오버에는 폴리프로필렌 캐패시터와 공심 코일로 만들어진 인덕터 등이 동원되었다. 이런 고급 부품의 투입은 당연히 음에도 반영되어, 절대적으로 왜곡의 수치를 낮추고 있다. 

단, 본 기의 성격상 미드 베이스가 대부분의 음성 신호를 커버하기 때문에, 트위터와 연결하는 대역만을 자연스럽게 끊으면 된다. 미드 베이스는 일체 크로스오버를 거치지 않는 싱싱하고, 선도가 높은 음인 셈이다. 그러므로 2차 오더로 간단하게 네트워크 설계를 마무리 짓고 있다. 이 크로스오버가 일종의 필요악이라는 면에서, 간단하면 간단할수록 좋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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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 레인지 유닛의 장점을 살린 170mm 미드 레인지

사실 가장 이상적인 스피커는 풀-레인지라고 한다. 하나의 유닛에 모든 음성 신호를 담기 때문에 중간에 대역을 분할할 일도 없고, 유닛 간의 부조화나 상호 간섭도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대역폭을 넓히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2웨이, 3웨이 하는 식으로 분할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면에서 본 기에 투입된 발상은 그야말로 교과서적이다. 즉, 풀-레인지의 장점을 살리면서, 고역을 자연스럽게 넓힌다는 내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재현되는 음의 빼어난 다이내믹스와 두툼한 저역, 스트레스 없이 뻗는 고역 등은 여러모로 특필할 만하다. 차근차근 그 시청 내용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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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앰프 PRE 1 G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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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앰프 AMP 1 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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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 플레이어 ART G3

본 기를 듣기 위해 오디오넷의 제품들이 동원되었다. PRE 1 G3, AMP 1 V2 세트에 ART G3 CD 플레이어를 더한 시스템이다. 본 기의 잠재력을 파악하기엔 부족함이 없는 구성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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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잘 튜닝이 되고, 깨끗하며, 정교하다.
상급기의 럭셔리하면서 고급스런 느낌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우선 정명훈 지휘,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중 행진>을 들어본다. 비록 스케일은 크지 않지만, 나올 소리는 다 나온다. 우선 음색으로 말하면 상당히 잘 튜닝이 되고, 깨끗하며, 정교하다. 상급기의 럭셔리하면서 고급스런 느낌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이런 스피커의 장점인 음장이라는 면이 탁월해, 퍼커션이나 현, 브라스 등의 위치가 정확하다. 또 악기들이 별로 엉키는 기색이 없어서, 이 부분에서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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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게 퍼지는 목소리가 매혹적이고,
느긋하게 툭툭 던지는 더블 베이스의 존재감도 어느 정도 감지된다"

조수미가 부른 <도나 도나>를 들으면, 은은하게 퍼지는 목소리가 매혹적이고, 느긋하게 툭툭 던지는 더블 베이스의 존재감도 어느 정도 감지된다. 어쿠스틱 기타의 풍부한 배음과 나일론 줄의 질감도 상당히 예쁘게 그려낸다. 그렇다. 이런 곡은 어쩌면 이런 사이즈의 스피커가 맞는지도 모른다. 음악의 정경이 차분하고, 아름답게 묘사되고 있지 않은가. 들으면 들을 수록 정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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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삼바 리듬을 바탕으로 기분 좋게 펼쳐지는
테너 색스폰은 어떤 면에서 관능미가 넘치고,
현란한 핑거링으로 무장한 어쿠스틱 기타로 말하면 거의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스탄 게츠와 찰리 버드가 함께 한 보사노바 트랙 <Samba de Uma Nota so>는, 1960년대 초의 낭만주의 시대로 멋지게 회귀하고 있다. 경쾌한 삼바 리듬을 바탕으로 기분 좋게 펼쳐지는 테너 색스폰은 어떤 면에서 관능미가 넘치고, 현란한 핑거링으로 무장한 어쿠스틱 기타로 말하면 거의 정신을 차릴 수 없다. 기본적으로 진한 맛을 풍기는 스피커는 아닌지라, 이런 가벼운 곡에서 특히 강점을 가진다. 절로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게 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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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의 기운이 느껴지는 어쿠스틱 기타의 연주를 바탕으로,
다분히 비장한 느낌의 멜로디가 연출되는데,
여기서 약간 멕시컨 풍의 유머 감각도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라이 쿠더의 <Tamp 'Em Up Solid>.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뮤지션인데, 여기서 원곡의 느낌이 잘 표현되고 있다. 대가의 기운이 느껴지는 어쿠스틱 기타의 연주를 바탕으로, 다분히 비장한 느낌의 멜로디가 연출되는데, 여기서 약간 멕시컨 풍의 유머 감각도 느껴진다. 베이스도 적당하고,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있으며, 해상도도 어디 뒤지지 않는다. 참 야무지면서 알찬 제품이라 하겠다. 윌슨 베네시가 어떤 회사인가 궁금할 때 본 기로 입문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Specification
Description:
2-Way, Ported Enclosure with an Assisted Bass Radiator. Internally damped with Critical Mass Damping Pads.
Drive units:
1 x 170mm (7in) Wilson Benesch Tactic Drive Unit
1 x 25mm (1in) Soft Dome Hand painted Silk, Ultra Linear Wilson Benesch Specific Tweeter
Low frequency loading:
Assisted Bass Radiator, Tuned Bass Ported at the base of the Cabinet. Can be placed on a bookshelf
Frequency response: 45Hz to 24Khz
Impedance: 6 Ohms nominal, 4 Ohms minimum
Crossover: 
Second order tweeter crossover 
Selected polypropylene capacitors and air cored inductors are used throughout
Crossover Frequencies: 5kHz
Internal wiring: 
Multi-stranded, silver plated copper, PTFE jacketed cable harnesses. Soldered connections throughout.
Short path PCB design
Input connections:
Links supplied for single or bi-wire application.
Bi-wireable, in-house machined rhodium plated copper alloy terminals
Power handling: 200W peak unclipped program 
Internal Volume: 10Litres
Dimension: 200×325×285mm
Weight: 10kg, 22kg(with St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