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특집기사

  • BRAND
  •  
과학과 예술의 아름다운 랑데부 션야타 리서치
by 틴맨 posted   16-05-16 12:57(조회 13,460)

shunyata_01.jpg


아마도 션야타 리서치(Shunyata Research)라는 회사가 없었으면, 케이블 업계는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직면했을 것이다. 대체 케이블을 교체하면 왜 소리가 달라지냐부터, 바닥에서 나는 진동이 케이블에 어떤 물리적 영향을 주는가, 왜 극저온 처리가 케이블에 필요한가 등 숱한 난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으니까.
  
그러므로 션야타 자신은 이렇게 생각한다. 남들이 선재가 어떻고, 실딩 처리는 뭐고, 터미네이션을 무슨 식으로 처리하냐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우리는 그 근본적인 질문에 매달린다. 그러므로 같은 문제를 갖고 처리할 때 동원되는 기술을 보면, 타사는 1차 대전 때의 프로펠러기 정도고, 우리는 최첨단 제트기 못지않다.
  
일견 너무나 오만하고 또 과장이 있을 순 있다 쳐도, 이 모든 말이 사실임에는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케이블의 역사 상당 부분이 션야타에 빚지고 있다는 점을 알면, 한번쯤 이 회사의 제품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shunyata_02.jpg


단, 여기서 션야타는 테크놀로지만 추구하는 연구소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음악을 좋아하고, 그 음을 보다 순수하고, 정확하게 듣고 싶은 마음에서 전원 장치와 케이블을 만든다. 말하자면 과학과 예술의 행복한 결합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사람이 있다. 바로 션야타를 창업하고, 지금도 주 설계자로 활동하고 있는 캘린 가브리엘(Caelin Gabriel)씨다. 그 전에 왜 션야타라는 좀 이상한 단어를 메이커 명으로 썼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동사가 추구하는 음향 철학과 기술력에 대해 이해가 쉽기 때문이다.
  
션야타로 말하면, 산스크리스트 어에서 나온 말로, 모든 창조의 원천인 어둡고, 조용한 상태를 뜻한다. 어찌 보면 빅뱅 이전의 상황이라 할 수도 있는데, 서양에서 생각하는 것은 엔트로피가 가득한, 불안정하고, 위험스런 상황인데 반해, 인도는 다르다. 매우 평온한 상태인 것이다.
  
바로 이런 상태를 구현하는 것이 동사의 목표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음의 전송에 방해되는 각종 노이즈를 없애서, 깨끗하고 정숙한 배경을 연출함으로써, 오로지 음악 그 자체만 즐기게 하자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꽤 적절한 단어 선택이 아닐까 싶다. 이 대목에서 아마도 가브리엘씨가 불교나 동양 철학에 관심이 있지 않을까 상상도 해본다.

  
shunyata_03.jpg


여기서 가브리엘씨에 대해 소개하면, 대학 시절에 이미 NASA의 구직 제안을 받을 만큼, 수재로 소문이 난 사람이다. 따라서 졸업 후, 방위 산업에 일하게 되었는 바, 한참 냉전 중이던 베를린으로 가서, 시그널 탐지 시스템을 연구하게 되었다. 이것은 적국의 교신을 잡아내서 분석하는 일로, 말이 그렇지 무지막지하게 미세한 신호를 포착해야 한다. 사막에서 바늘 하나 찾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후 무대를 옮겨, 컴퓨터 쪽에서 일하게 되었는 바, 주로 이더넷을 통해 빠른 신호 전송이라던가, 독자적인 파워 서플라이의 개발 등, 여러 업적을 이뤄냈다. 이때 얻은 특허만도 8~9개에 이르게 된다.
  
사실 이즈음, 가브리엘씨는 심각한 오디오파일이었고, 이 취미를 단순한 오락이 아닌 심각한 연구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렇게 시각을 바꿔보니, 오디오에서 전원이 얼마나 중요한가 새삼 절감하게 되었다. 자신이 직접 해온 일과 비교할 때, 이런 결론을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시 오디오 업계는 케이블은 물론이고, 전원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도 부족한 상태였다. 일부 회사가 전원 장치를 개발하기는 했지만, 가브리엘씨가 보기엔 조악한 수준이었다. 뒤에 가서 설명하겠지만, 이 부분을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해서, 본격적인 션야타가 성립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오디오를 포함한 모든 전자 제품은 전기를 통해서 작동한다. 즉,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활동 전자가 움직이면서 가동이 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충실하게 전자의 움직임을 보장하냐, 그 첫 걸음이 전원에 있는 것이다. 
  
그럼 잠시 션야타의 제품 라인업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맨 위에 언급되는 것이 전원 장치다. 그러나 동사는 이것을 “AC Distributor”라고 부른다. 전원 배급 장치라 보는 편이 좋겠다. 현행 모델을 보면, 하이드라(Hydra)라 불리는 것이 4종이 있고, 베놈(Venom) 시리즈가 8종이 있다. 이중 하이드라를 설명해보자.
  
shunyata_13.jpg


이것은 외부에서 전원을 가져다가 새롭게 생성하는 일 따위와는 좀 다른 역할을 한다. 그 근본은 전원에 포함된 노이즈를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므로 종래의 전원 장치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시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사실 대부분의 전원 장치는 저주파 대역에 집중해 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잡신호를 튕겨서 내보내는 역할이 주류인 것이다. 하지만 막상 전자 제품 내부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에는 대책이 없다. 또 기기끼리 연결할 경우, 노이즈는 더 증폭된다. 이것을 CCI(Component to Component Interference)라고 부르는데, 이 부분까지 포괄하고 있다. 게다가 고주파 노이즈에 대한 대책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전원을 새로 만들거나, 적극적으로 손을 대면, 대용량의 전원 트랜스와 코일 등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이것이 신호 전달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는지 두 말하면 잔소리. 또 외부에서 들어오는 신호를 맞받아쳐서 내보냈다고 하자. 그것이 벽에 부딪혀 반사되어 다시 돌아오는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이드라는 이것을 필터로 흡수하는 일부터 한다. 이것을 위해, 소형의 필터를 다수 배열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즉, 플러스쪽에 30개, 마이너스쪽에 30개, 총 60개의 필터를 동원하는 것이다. 동사는 이것을 MPDA(Multi Phase Differential Array)라고 부른다.
  
shunyata_10.jpg

한편 하이드라의 내부를 보면, 순동을 소재로 한 3개의 원통이 배열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각각은 핫, 콜드 그리고 뉴트럴을 담당하며, 일종의 노이즈 격리 챔버인 것이다. 고주파 노이즈는 이 챔버 안에 다 흡수된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노이즈를 걸러낸 전류를 기기에 흘려보냄으로써, 일단 그 근본부터 깨끗하게 시작하는 것이다.
  
동사의 제품군에 두 번째로 언급되는 것이 파워 코드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원 장치의 개발이 당연히 파워 코드의 설계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단, 이것은 타사의 제품과 역시 근본부터 다르다. 동사의 파워 코드를 사용하게 되면, 일단 각각의 컴포넌트를 격리, 보호하는 효과를 아울러 거두게 된다. 이것은 기기 자체를 보호할 뿐 아니라, 기기 주변에 일종의 방어막을 쳐서, 우산 효과도 갖고 있다.

  
shunyata_11.jpg


이때 들어가는 것이 동사 특허의 자이트론(Ztron) 필터다. 이를 위해 동사는 흥미로운 제안을 하고 있다.
  
BK 프리시전에서 나온 분석기를 일단 동원한다. 그리고 평범하게 10KHz 대역의 스퀘어 웨이브를 흘려보낸다. 보통의 전자 기기에는 이 웨이브가 정확한 각을 갖고 재생되지 않는다. 귀퉁이가 둥글게 깎여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자이트론 필터를 꽂으면, 정확하게 스퀘어 웨이브가 재현이 된다. 전자기장에 일종의 보상 회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사각형에 가까울수록, 오디오에서 말하는 오리지널 신호에 근접하는 것이다.

  
shunyata_08.jpg


한편 시그널 케이블을 살펴보자. 각종 스피커, 인터커넥터, USB, HDMI 등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놀랍게도 다양한 뱀 이름이 나열되고 있다. 베놈, 블랙 맘바, 코브라, 파이톤, 아나콘다... 왜 이렇게 징그러운 이름이 등장하는가?

  
shunyata_12.jpg

사실 예전에 어떤 파워 코드를 만들었을 때, 내부에 작은 크리스탈 조각들을 삽입한 적이 있었다. 이것을 구부리거나 돌릴 때마다 뱀이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뱀 이름을 모델명에 도입한 것이다. 흔히 케이블 메이커를 뱀 장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다 션야타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동사의 시그널 케이블엔 공통된 테크닉이 있다. 케이블에 음성 신호를 흘려보내면, 자연스럽게 그 주변에 자기장이 형성된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기가 들어가면, 자기는 따라온다. 많은 메이커들은 그 자기장을 없애려 하지만, 동사는 정반대의 길을 간다. 즉, 전기와 자기장을 서로 분리해서 전송하는 것이다. 그 편이 순수한 음성 신호의 전달에 유리하다고 보는 것이다.
  
네 번째 항목은 액세서리.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DF-SS다. “Dark Field Suspension System”의 약자로, 스피커 케이블이나 파워 코드를 얹어서 바닥의 진동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사실 요즘 오디오 쇼에 가보면 많은 부스에서 이것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일종의 엘리베이터 역할을 하면서, 바닥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부분이 곧 음질 향상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보기에도 멋지지 않은가?
  
shunyata_14.jpg


번 인 어댑터라는 물건도 있다. 이것에 파워 코드를 꽂고 72~96시간 정도 놔두면 상당한 에이징이 이뤄진다. 몇 년간에 걸쳐 써야만 얻게 되는 자연스런 경지를 만날 수 있다. 성미 급한 오디오파일이라면 당장 손에 넣어야 할 액세서리인 셈이다.
  
사실 션야타의 홈페이지에 가면, 무슨 장사를 하는 기업다운 면모는 거의 없다. 오히려 무슨 연구소에서 내놓은 성과를 보여주는 식이라, 이렇게 다 공개하면 션야타는 뭘 먹고 사나 걱정이 앞설 정도다. 
  
이에 대해, 동사는 업계를 리드하는 선배답게 별 걱정이 없다. 자신들이 보호해야 할 기술은 끝까지 지키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이라면 차라리 과감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전술한 극저온 처리와 같은 기술이 바로 그 예에 속한다. 끝없이 R&D를 추구하는 회사라, 지금도 연구소에선 차세대 케이블에 쓰일 테크놀로지가 한참 배양되고 있으리라. 그런 면에서 많은 케이블 업계는 션야타의 덕을 단단히 보고 있는 셈이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문의 |
디자인앤오디오(www.designnaudio.co.kr) 02-540-7901
빅오디오(www.bigaudio.co.kr) 02-514-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