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특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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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의 놀랍고도 기대되는 신작 엔트리 클래스
by 틴맨 posted   15-08-25 12:48(조회 8,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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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 초에 홍콩에서 열린 하이엔드 오디오 쇼엔 여러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였다. 그 중에서도 B.A.T.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스티브 쉐이드(Steve Shade)씨는 여러모로 낯익다. 이전에 오디오퀘스트의 극동 아시아 담당으로 숱하게 한국을 방문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한데 이번에는 생경한 인물 한 명과 동행하고 있었다. 

그는 제이슨 레슬러(Jason Ressler)라는 분으로, 최근 B.A.T.에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뮤지 디렉트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분이다. 이번에는 레슬러씨와 주로 대화하면서 B.A.T.의 신작 VK-23SE와 VK-225SE에 대해 알아봤다. 전통적으로 진공관 앰프가 주력인 B.A.T.에서 나온 솔리드 스테이트 제품이라 이래저래 관심이 간다.


TINMAN : 먼저 잠시 레슬러씨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J.R. : 저는 원래 시카고에서 오디오 관련 숍을 하고 있었습니다. 1993년에 시작했는데, 하이엔드 중심으로 영업을 해서 꽤 인기를 끌었답니다. 특히 온라인 영업이 주효했죠. 그러다 2002년에 뮤직 디렉트(Music Direct)와 알게 되어 B.A.T.를 취급하게 되었습니다. 2012년에 뮤직 디렉트가 정식으로 B.A.T.를 사면서 저도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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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으로부터 스티브 쉐이드(Steve Shade)씨와 제이슨 레슬러(Jason Ressler)


TINMAN : 그럼 레슬러씨가 주로 하는 역할은 뭔가요?

J.R. : 잘 알다시피, B.A.T.의 기술적 완성도나 사운드 퀄리티는 매우 뛰어납니다. 그런데 반해 회사 전반을 꾸려가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입니다. 바로 그 부분에서 제가 보충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특히, 부품의 조달에 있어서 제가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하이엔드 제품은 그에 걸 맞는 규격의 부품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소리뿐 아니라 내구성이나 여러 요소도 다 검증이 되어야죠. 그런 부분을 컨트롤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신제품 개발에 대한 의견이나 크리티컬 리스닝도 함께 하고 있죠.


TINMAN : 팀의 승리를 지키기위해 등장한 구원 투수와 같은 개념이군요.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뮤직 디렉트가 개입한 후, B.A.T.에도 좋은 의미에서 변화가 생겼겠군요.

J.R. :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설계자이나 오너인 빅터 코멘코씨가 보다 오디오 관련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가 설계나 엔지니어링에 몰두할 수 있도록, 제가 뒤에서 백업한다고 할까요? 전체적인 생산 라인을 관리하고, 부품을 조달하고, 리스닝 테스트까지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과거에 제품의 내구성이나 영속성이라는 점에서 일부 문제가 있던 것들을 말끔히 지워냈습니다.  


TINMAN : 그렇군요. 애호가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변화라고 봅니다. 그럼 이번에 나온 신작에 대해 알아볼까요? 그런데 튜브가 아닌 솔리드 스테이트라는 점이 흥미롭군요.

J.R. : 이 부분에 대한 빅터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실은 튜브냐 TR이냐 소재의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더 신경 써야 할 것은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죠. 결국 우리는 최종적으로 음을 듣기 때문에,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설계나 엔지니어링 등 더 중요한 요소가 많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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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T VK-225SE 파워앰프



TINMAN : 그럼 VK-225SE에 대해 알아볼까요?

J.R. : 네. 우선 출력으로 말하면, 8오옴에 채널당 150W가 나옵니다. 그러나 통상적인 150W와는 전혀 다릅니다. 일단 투입한 여러 부품에서 보다 확실한 내용을 갖고 있습니다. 저희는 트랜스포머를 매우 중하게 여깁니다. 본 기에 투입한 전원 트랜스의 경우, 300W급 이상의 출력을 내도 무방할 정도로 크고 또 튼실합니다. 그러므로 정확히 150W가 나옵니다. 이 정도면 어지간한 스피커는 모두 구동이 가능하죠.


TINMAN : SE 버전이라면, SE 마크가 없는 제품도 있다는 뜻인가요?

J.R. : 맞습니다. 그 차이는 매우 간단합니다. 제품 뚜껑을 열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전원 트랜스 바로 뒤에 각종 콘덴서와 저항이 들어간 부분이 보일 겁니다. 일종의 정류단인데, 여기서 이 부품들이 하는 역할이 매우 큽니다. 특히, 오일 콘덴서의 경우, 저희가 특주한 것으로 그 유무에 따른 음질 차이는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보다 따뜻하고, 생동감이 넘치며, 매혹적인 음을 선사합니다. 


TINMAN : 그럼 일반 버전을 샀다가 나중에 SE로도 올릴 수 있나요?

J.R. : 가능합니다. 바로 이 부분의 기판과 부품을 바꾸면 되니까요. 그러나 일반 버전만 해도 어느 경쟁작에 비해 결코 떨어지는 부분이 없다고 감히 자신할 수 있습니다.


TINMAN : 출력단엔 뭘 투입했나요?

J.R. : MOS-FET를 썼습니다. 채널당 4개를 투입했죠. 그러나 쿨링 시스템 처리를 잘해서, 아무리 장시간 켜놔도 앰프가 뜨거워지는 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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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T VK-225SE 파워앰프 내부



TINMAN : 내부를 들여다보니 상당한 정성이 투입된 것 같습니다.

J.R. : 맞습니다. 아무래도 진공관 앰프의 제조 경험이 있으므로, 이런 제품에도 그 노하우가 다 반영되었답니다. 일례로 기판과 기판 사이는 일종의 하드 와이어링으로 처리했습니다. 선을 꼬아서 양쪽 기판을 연결하는 것은 다 사람 손으로 한 것이죠. 또 기판 위에 커다란 저항이나 콘덴서도 역시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쳤습니다. 이렇게 핸드 메이드로 해야 제대로 된 음이 나옵니다. 뒤편에 있는 카다스제 바인딩 포스트라던가 노이트릭 RCA 입력단 등 뭐 하나 빠짐이 없는 부품으로 다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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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T VK-23SE 프리앰프



TINMAN : 프리앰프는 어떤가요? 이 기회에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J.R. : 우선 싱글 게인 스테이지로 꾸며서 투명도가 높고, 개방적이며, 다이내믹한 음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역시 트랜스포머에도 신경을 써서, 특주한 아웃풋 트랜스를 썼습니다. 프리앰프용으로는 과하다 싶을 만큼 크고 비싼 것을 사용했죠. 그래야 음성 신호를 파워쪽에 강하게 밀어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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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T VK-23SE 프리앰프 내부



TINMAN : 그럼 어떤 메이커의 트랜스인가요?

J.R. : 정평이 나 있는 룬달제입니다. 여러 트랜스를 비교해보니, 역시 룬달 제품이 보다 명료하고, 디테일이 풍부하며, 다이내믹스가 뛰어납니다. 이런 메이커의 명성이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더군요.


TINMAN : B.A.T.에 대한 전반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은데, 과연 타사와 비교해서 B.A.T.가 갖는 특징이나 장점이 있다면 그게 뭔지 이 기회에 설명해주시죠.

J.R. : 브랜드 명에서 알 수 있듯, 저희는 모든 게 풀 밸런스 타입입니다. 그냥 최종단에 밸런스 단자를 삽입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회로가 밸런스 방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TINMAN : 그렇군요.

J.R. : 듀얼 모노럴 방식을 고집하는 점도 빼놓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프리와 파워를 한번 볼까요? 정확히 반으로 쪼개도 될 정도입니다. 물론 파워의 경우, 한 가운데에 전원 트랜스가 하나 있으니까 그것은 자를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나 그 안에 두 개의 서로 다른 권선이 감겨 있어서 각각 좌우 채널을 담당합니다. 그러니 이것 역시 반으로 나눌 수가 있답니다. 


TINMAN : B.A.T.의 스테레오 파워는 모노로 전환도 가능하던데 이번 모델은 어떤가요?

J.R. : 이번 제품은 그렇게 사용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모델은 가능하죠. 단, 브릿지 구동이 아닌 패럴렐 방식입니다. 둘 사이에 뭐가 다른가 하면, 전자를 이렇게 비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왜 운동회 같은 데에 가면 두 사람의 한쪽 발을 함께 묶어서 달리게 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럴 경우, 누가 한 명은 앞서고 누구 한 명은 뒤처지면서, 뭔가 질질 끄는 방식이 되어버립니다.


TINMAN : 아하, 흥미로운 비유군요.

J.R. : 반면 페럴렐 방식은 하나의 승용차 안에 두 개의 엔진을 달아놓은 격이라 할까요? 보다 힘이 넘치고, 성능이 증가하죠. 바로 저희가 후자에 속합니다. 파워는 두 배가 되면서 커런트는 무려 4배가 되니까요. 특히 커런트가 높아지면 우퍼의 구동에 무척 유리합니다. 이번 신작들에도 하이 커런트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그러므로 프리에서도 보다 강하게 신호를 밀어내며, 파워는 150W라는 출력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스피커 구동력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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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MAN : 앞으로 주목할 만한 신작이 있다면 뭔지 알려주시죠.

J.R. : 실은 제 개인적으로도 기대하는 프로젝트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새로운 레퍼런스 DAC입니다. 여기에 전설적인 엔지니어 안드레아 코치씨가 투입되었습니다. SACD의 아버지라 불리는 분입니다. 안드레아가 디지털쪽을 담당하고, 빅터가 아날로그를 처리하는 식으로 해서 현재 활발하게 개발이 이뤄지고 있답니다. 내년 CES 때 프로토 타입이 나오지 않을까 싶군요. 물론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요.


TINMAN : 아무튼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록 엔트리 클래스지만, 그간 B.A.T.의 이름만 듣고 막상 손에 넣을 수 없었던 분들에게 특히 큰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J.R.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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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한편 이 인터뷰는 홍콩 컨벤션 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르네쌍스 호텔의 스위트 룸에서 이뤄졌다. 멀리 구룡반도가 보이는 수려한 풍광을 배경으로 B.A.T.의 신작이 B&W의 북셀프와 물려져 울리고 있었는데, 그 인상이 강하게 뇌리에 남는다. 이 사이즈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이라 믿을 수 없는 다이내믹스와 강력한 저역 그리고 풍부한 뉘앙스. 가격대를 고려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창밖으로 펼쳐진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B.A.T.의 신작을 듣는 경험은 무척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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