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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토템
by 틴맨 posted   13-07-20 00:23(조회 63,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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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스피커 업체, 토템 어쿠스틱은 작은 스피커 회사였지만 25년이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역사를 자랑합니다. 1987년 탄생한 이 스피커 업체의 설립자이자 대표로 현재까지 스피커 설계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는 엔지니어인 빈스 브루제세는 본래 고등학교 물리 선생님이었습니다. 과학을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본인의 취미와 스피커 제작의 재능이 하나가 되어 스피커 업계로 삶의 경로를 바꾸게 된 것이죠. 토템의 시초부터 지금까지 롱런하고 있는 Model 1 이나 Mani-2 같은 스피커는 25년간 버전업을 이루며 토템 어쿠스틱의 커다란 버팀목 역할을 해왔습니다. 세계적으로 성공도 거두었고 지금까지도 토템의 간판 모델로 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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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tem Model-1 Sig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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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tem Mani-2 Signature

 
성공적인 토템의 모든 스피커들은 대부분 시어스와 다인오디오의 스피커 유닛들을 사용하여 설계되어 왔습니다. 물론 기본 드라이버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토템이 목표로 하는 퍼포먼스에 맞춰 개량과 변형된, 커스텀 사양의 유닛들로 변경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스피커 설계자가 원하는 사양을 얻기 위해서는 직접 스피커 유닛을 만들어야만 하는 문제점은 남아있는 셈이죠. 빈스 브루제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Made in Totem' 의 스피커 드라이버 개발을 시도하기로 합니다. 5년에 걸친 연구와 개발을 통해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토템 어쿠스틱의 드라이버를 완성하게 됩니다. ‘TORRENT(토렌트)’로 명명된 토템 어쿠스틱 최초의 드라이버가 탄생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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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이버에는 많은 기술적 특징이 있지만, 가장 큰 특징은 크로스오버 없이 동작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풀레인지 같은 특성을 지닌 유닛이라는 점입니다. 즉, 파워 앰프의 출력이 다이렉트로 스피커 유닛을 컨트롤하는 신호 경로를 갖게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스피커 유닛과 앰프 사이에 저항이나 기름 종이, 필름 같은 콘덴서 그리고 구리선을 잔뜩 감아 놓은 코일 같은 것이 일절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스피커 크로스오버의 코일을 쭉 풀어내면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10m 넘게 긴 구리선이 풀려나옵니다. 스피커 케이블이 불과 2~3m밖에 되지 않더라도 앰프에서 스피커까지 전달되는 신호가 흘러가는 거리는 엄청나게 길어지는 셈이죠. 하지만 크로스오버가 없어지고 앰프가 직접 스피커 유닛을 구동한다면 굉장히 직관적이며 상당히 많은 정보량의 안정된 신호 전달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토템의 새로운 드라이버, 토렌트 유닛의 존재 이유입니다. 

토렌트 드라이버의 개발 덕분에 토템은 지금까지의 스피커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운드와 퀄리티가 다른 새로운 퍼포먼스의 스피커를 만들 수 있게 되었죠. 그리고 2년여에 걸친 개발 끝에 등장한 것이 바로 Element(엘러먼트)라는 토템 어쿠스틱의 첫 하이엔드 시리즈입니다. 새 시리즈 엘러먼트는 나무로 된 토템의 전통적인 마감과 디자인을 벗어버리고,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글로스 마감의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시간축 일치를 위해 약간 뒤로 경사진 전면 패널, 직사각형의 네모 반듯한 인클로저 대신 평행면이 사라진 사다리꼴 형태의 새로운 캐비닛 디자인 그리고 토렌트 드라이버를 기반으로 한 크로스오버가 없는 스피커 설계 등, 토템에서 볼 수 없던 (하지만 타사 스피커에서는 흔히 볼 수 있던 ) 현대적인 설계 방식이 대거 도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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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tem Element Series
 
무엇보다도 가장 큰 특징이라면 사운드 튜닝에 있습니다. 대개 스피커를 개발할 때 사운드 튜닝은 크로스오버의 저항이나 콘덴서를 교체하면서 음색, 밸런스를 바꾸고 드라이버 유닛의 자석의 세기나 보이스 코일이 감긴 횟수 등을 조절해서 소리를 바꾸어갑니다. 하지만, 토템의 엘러먼트 시리즈는 이런 과정이 없기 때문에 철저히 스피커 유닛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합니다. 토템이 토렌트라는 자체 개발 7인치 유닛을 사용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매 과정마다 스피커 유닛 자체의 사양을 바꾸어가면서 소리를 만들었던 것이죠. 스피커와 앰프 사이에 아무것도 없이 오직 앰프로 토렌트 유닛을 울려보고 매번 유닛을 바꾸고 개선해가면서 소리를 만들어내는 엄청나게 고된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그 결과 엘러먼트 시리즈의 스피커들이 탄생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네트워크가 없는 엘러먼트 시리즈의 소리를 들어보고 확연히 다른, 엘러먼트 시리즈만의 소리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앰프가 직접 유닛을 다이렉트로 울리기 때문에 사운드 스테이징과 전체 음장의 스케일이 매우 크고 입체적입니다. 절대 평면적이거나 둔중한 느낌이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음의 디테일과 색채감이 매우 진하면서도 선명합니다. 무엇보다도 저역의 힘과 깊이감이 7인치 유닛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멋진 다이내믹스와 에너지를 선사합니다. 엘러먼트 시리즈 전체는 밀폐형이 아닌 위상 반전형이므로 분명 저역에 음향적인 보강이 이루어져 있지만 절대로 느리거나 풀린 저음이 나오지 않습니다. 토템 어쿠스틱답게 저역에 일체의 군더더기나 흐릿한 느낌이 없습니다. 빠르고 단단하며 정확한 리듬감을 잡아내는 탁월한 스피드의 저음을 들려줍니다. 특히 얼마전 시연회에서 들었던 엘러먼트의 최상위 모델인 메탈의 경우, 스피커의 크기를 초월하는 저음과 공간을 제압하는 거대한 스케일 그리고 다이내믹스를 들려주었습니다. 마치 아발론 어쿠스틱스의 스피커들이 그렇듯이 낮은 Q값에서 오는 저역의 스피드와 정확성이 토템 어쿠스틱에서도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다만, 아발론의 스피커들도 그렇듯이 토템의 이 시리즈 또한 전류량을 충분히 흘려줄 수 있는 앰프를 물려주는 것이 엘러먼트의 잠재력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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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엘러먼트 시리즈에 꼭 대출력 앰프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오히려 감도가 높은 편이라 전반적인 볼륨 수치는 B&W의 802 Diamond 같은 스피커보다 훨씬 적은 볼륨으로도 큰 소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잘 잡아 놓은 저역 덕분에 벙벙거리거나 풀리고 리듬감이 흐트러진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물론 대출력 앰프에서 더 위력을 발휘하겠지만, 질 좋은 인티 앰프로도 충분히 울릴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몇가지 앰프를 매칭해봤는데, 오디오 리서치 같은 앰프에서는 제대로 위력을 발휘해주었습니다. 온도감 높은 음악적인 사운드에 세련된 디테일과 진공관의 미음과 투명하고 매끈한 톤은 베스트 매칭으로 불러도 좋을 결과를 들려주더군요. 하지만, 골드문트의 텔로스 앰프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차갑고 생경한 반응으로 전혀 감흥이 살지 않는 소리를 내주더군요. 물론 좀 더 많은 앰프를 물려봐야겠지만 대략적인 성향 파악에는 충분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향후 크렐의 에볼루션이나 550i 같은 인티 앰프와의 결과가 어떨지 궁금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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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tem Forest Signature

토템의 새로운 시리즈인 엘러먼트는 단순히 외관만 다르고 비싸게만 만든 스피커가 아닙니다. 긴 세월에 걸친 자체 드라이버의 개발 그리고 크로스오버 없이 다이렉트 스피커 유닛 구동 방식에 의한 순수한 유닛 만의 소리로 튜닝하여, 기존 토템 스피커를 비롯한 여러 타 스피커들과는 차별화된 경이적인 힘과 스케일, 세련미를 갖춘 고감도 스피커로 완성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토템 사운드에 익숙한 분들은 약긴 생소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함께 들어본 다른 평론가나 시연회에 참가한 여러 오디오파일들의 공통적인 평가는 대단히 뛰어나다는 결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다르지만, 단순히 다른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운드를 보여주었다는 것이죠. 제작사 스스로가 주장하는 새로운 토템 사운드의 시대의 시작이라는 말 처럼 뭔가 달라진 토템의 새로운 출발점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토템의 변신은 지난 달 발표된 ‘Forest Signature' 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다음 달 국내에 들어올 예정인 아름다운 이 소형 플로어스탠더에서는 어떤 소리가 나올지 자못 기대를 갖게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토템의 출발. 여러분도 직접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김대원 13-07-2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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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회에서 들어본 토템 메탈, 정말 소리 좋았습니다.
많은 시연회를 가봤지만, 베스트3안에 드는 소리였습니다.
편집장님 맞으시죠?
수고 많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