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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gra 2.0 - 새로운 시작
by 틴맨 posted   13-06-10 23:37(조회 4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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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GRA 2.0, 새로운 시작

이미 뉴스로 간략히 소개한 바 있었지만 오늘은 나그라의 하이파이 오디오에 대해 간략히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오디오파일들에게는 하이엔드 오디오로 알려져 있지만 나그라는 단순한 하이파이 업체가 아니라 거대한 방송 관련 기술을 보유한 대형 그룹인 쿠델스키 그룹의 자회사입니다. 이들이 하이파이 오디오를 시작한 것은 방송 및 녹음 관련 사업에 비하면 그리 오래전 일은 아닙니다. 

본래 프로페셔널 녹음 장비를 담당했던 나그라 오디오에서 사내의 조그마한 사업부로 시작된 것이 하이파이 시장에서 알려진 나그라 하이파이 오디오였습니다. 애초의 시작은 하이파이 시장을 위해 사업을 벌였던 것이 아니었죠. 쿠델스키에서 30여년 넘게 엔지니어로서 헌신해온 장 끌로드 슐럽_Jean Claude Schlup 에 대한 경의를 표한 사업이었습니다. 엔지니어로서 쿠델스키에서 큰 족적을 남기고 말년을 맞이하는 엔지니어에게 원하는 일을 물었고, 평소 음악과 악기 연주를 좋아하던 그는 나그라 브랜드로 된 자신 만의 오디오를 설계하고 싶다고 했죠. 이것이 현재의 나그라 하이파이 오디오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15년 동안 나그라의 오디오들은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히 새로운 제품들을 만들어내며 자신들 만의 개성이 담긴 나그라 오디오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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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라 하이파이의 출발점, Jean Claude Schlup.
쿠델스키 그룹은 그의 공로에 대한 보상의 의미로 하이파이 사업을 안겨주었다.
사진은 나그라 하이파이의 첫 제품인 PL-P를 들고 있는 슐럽의 모습>


하지만 슐럽의 은퇴와 더불어 나그라를 만든 쿠델스키 그룹의 회장인 스테판 쿠델스키가 삶의 끝자락을 정리하며 2012년 1월, 쿠델스키 그룹의 여러 사업은 계열 정리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나그라 오디오 그룹에 속해있던 하이파이 사업부는 별도의 독립된 회사로 분사하게 됩니다. 당초에 하이파이 사업부를 별개의 회사로 분사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나그라 하이파이의 매니저 역할을 해왔던 마띠유 라뚜르_matthieu latour 가 직접 회사를 인수하고자 했으나, 최종 인수자는 외부인이 아닌 나그라의 창립자인 스테판 쿠델스키의 둘째딸, 마거릿 쿠델스키가 회사를 물려받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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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eam Nagra. 나그라의 엔지니어링 팀의 모습.
맨 앞 줄의 빨간 자켓을 입은 여인이 회사의 오너이자 엔지니어링 총책임자인 CTO,
마거릿 쿠델스키. 뒷줄에는 이 회사의 출발점이었던 슐럽의 모습도 보인다.>

마거릿 쿠델스키_marguerite kudelski는 쿠델스키가의 일원이지만 그녀 자신도 나그라에 몸담으로 일했던 엔지니어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녀의 과거 이력을 보면, 유럽의 MIT라 불리우는 로잔 공대 출신으로(일전에 소개한 CH Precision의 플로리언 코시와 같은 학교) 여기서 박사 학위까지 받은 뛰어난 배경을 지닌 엔지니어이기도 합니다. 마거릿은 회사를 물려받게 되었지만 자신이 경영권을 행사하지는 않고 연구 개발직책만 맡고 경영권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게 됩니다. 

회사의 경영을 맡게된 사람은 파스칼 모로_Pascal Mauroux 라는 인물로 그 또한 마거릿과 같은 로잔 공대 출신의 엔지니어로 네슬레에서도 일을 했다고 합니다. 네슬레에서 여러분도 잘 아시는 네슬레의 네스카페용 커피 머신인 네스프레소를 만들었다고도 하는군요. 게다가 마거릿의 남편도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데, 파스칼이 마거릿의 남편인지까지는 아직 미확인 스토리라 단언을 수는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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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신임 경영인 필립 모로의 전작인 네슬레 네스프레소.
과연 커피 머신과 나그라의 상관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


2012년 1월을 기점을 나그라 오디오에서 분사된 나그라의 하이파이 사업부는 "오디오 테크놀로지 스위스(Audio Technology, Switzerland)"라는 새로운 이름의 회사로 태어나게 되고, Nagra 라는 브랜드는 하나의 상표권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새로운 나그라에는 나그라에서 최초로 하이파이 오디오 사업을 출발시키고 PL-P, VPA 등의 여러 나그라 하이파이 제품을 탄생시켰던 엔지니어인 슐럽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노년의 엔지니어는 이미 은퇴를 하고 더 이상 설계 등의 작업에 참여하지는 않기 때문이죠(공식적으로는 은퇴를 했지만 회사의 여러 작업에 조언을 해주는 고문 정도로 남아있는 듯 합니다). 마거릿이 이끄는 새로운 엔지니어링 팀은 새로 꾸려졌지만, 인력은 대대적으로 보강되어 새로운 나그라의 출발을 보여주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마거릿 본인이 이미 슐럽이 이끌던 과거의 나그라 오디오 시절, 하이파이 개발팀에서 여러 업무를 다루며 오리지널 나그라 하이파이의 모든 기술과 제작 등의 실무를 직접 체득한 바 있기 때문에 하이파이 팀의 셋업은 굉장히 스무드하게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특히 쿠델스키 그룹 내에서 막강한 인력 소스를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적재적소의 원하는 고급 엔지니어들을 나그라 하이파이 쪽으로 스카웃하여 인력을 충원했다고 하는군요. 특히 프로페셔널 오디오 기기를 제작하는 나그라 오디오의 유능한 엔지니어들을 다수 데려왔는데 대부분이 엘리트의 상징인 로잔 공대 출신들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카이스트나 포항 공대 출신이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고도의 학력을 갖고 나그라에서 잔뼈 굵은 엔지니어들을 데려왔으니 새로운 나그라의 출발점은 이미 절반쯤 성공이 보장되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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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나그라 하이파이의 출발점을 알리는 프리앰프 JAZZ.
창업 당시의 첫 제품이 프리앰프 PL-P였던 만큼 새로운 나그라의 출발점도 PL-P의 후속작으로부터 출발했다.>


2012년 1월 1일부로 출발한 나그라 하이파이의 새로운 회사, 오디오 테크놀로지 스위스는 빠른 셋업과 함께 야심차게 신제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당수의 신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말에 발매된 프리앰프 JAZZ 입니다. 과거 나그라 하이파이의 첫 작품이자 간판이 된 PL-P 프리앰프가 10여년 만에 새롭게 재탄생하게 된 것이죠. 이후 JAZZ의 자매기로 MELODY 가 등장하며 PL-L을 대체했고, 이들의 새 앰프를 위한 전용 파워 서플라이인 MPS도 올해 3월에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4월에는 새로운 DAC의 프로토타입도 공개되었습니다. DSD 까지 지원되는 신형 DAC는 올해 9월 생산을 목표로 열심히 막판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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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D를 위시한 신기술로 가득한, 새로운 나그라의 결정체라 불리우는 새 DAC.
아직 정확한 명칭은 미정이며 오는 9월 발매될 예정이다.>


나그라 하이파이의 또 다른 흥미로운 변화라면 네이밍 기법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나그라 제품을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 회사의 제품명은 모두 3개의 알파벳으로 이루어집니다. 프리앰프 - 포노 스테이지 내장 모델은 PL-P, 순수한 프리앰프 - 라인 스테이지는 PL-L, 진공관 파워 앰프는 VPA, 피라미드 스테레오 앰프는 PSA, 피라미드 모노럴 파워 앰프는 PMA  그리고 CD 플레이어는 CDP, 트랜스포트는 CDT... 이런 식으로 명명한 3글자 제품명이 기본이었지만 새 회사에서는 과감하게 그러한 전통을 깨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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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라 하이파이의 명성을 각인시킨 VPA 파워 앰프.
845관의 이 앰프는 예술이자 전설로 불리운다. 오는 7월 국내에서 다시 새롭게 론칭될 예정이다.>


신제품 JAZZ는 세계적인 스위스의 재즈 페스티벌인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에 대한 찬사를 보내는 의미에서 JAZZ라 부여했다고 합니다. MPS 처럼 다용도 파워 서플라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MELODY 처럼 새롭게 이름을 부여한 제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죠. JAZZ 라는 음악에서 멜로디가 중요해서 그런 이름을 붙인건지 어떤건지는 나그라에 한번 문의해봐야겠습니다. 재즈는 멜로디보다 리듬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아무튼 이러한 변신을 토대 위에서 신제품들을 대거 쏟아내고 있으며, 특히 나그라의 디지털 레코더를 담당했던 수석 엔지니어를 영입한 만큼 가장 최신예 기술이 탑재된 DAC도 기획하여 설계하게 되었다는군요. 이미 10년 전에 나그라에서도 DAC를 만든 전례가 있었죠. 당시 개발된 나그라 DAC은 (실제 제품명이 Nagra DAC이었죠) 현재 CH Precision을 이끌고 있는 티에리와 플로리언이 설계한 애너그램의 Q5 모듈을 기반으로 설계된, 당시로는 첨단 DSP 기술이 탑재된 제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설계되는 DAC 역시 DSD 기능을 지원하는, 최신예 DAC 회로인 PLAYBACK DESIGNS의 안드레아 코치가 설계한 DAC 모듈을 그대로 탑재했죠. 물론 DAC 회로만 받았을 뿐, 디지털 인터페이스나 나머지 모든 회로 및 아날로그 출력단은 역시 나그라의 오디오 기술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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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그라의 새 DAC는 안드레아 코치의 DAC 모듈을 토대로 하지만 모든 아날로그 회로는 나그라의 회로로 완성된다.
 저 끝에 보이는 나그라 자체 생산의 소형 트랜스포머는 나그라 사운드의 핵심이 된다.>


지난 10여년간 자신들 만의 멋진 아이텐티티를 확립한 나그라의 하이파이 오디오는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신제품으로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또 다른, 새로운 10년을 기획하고 출발했습니다. 이들의 첫 출사표가 되는 신형 프리앰프를 위시한 다양한 신제품 및 나그라의 하이엔드 앰프들이 다음달 7월부터 새롭게 론칭될 예정입니다. 역시나 가장 큰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은 프리앰프인 JAZZ 그리고 가을에 출시된 이름 미정의 DAC가 그 주인공이 되겠죠. 저 또한 과거 VPA 앰프의 열렬한 애용자였기 때문에 아직도 나그라에 대한 애정은 식지 않고 지켜 보고 있습니다. 내심 CH Precision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아름다운 사운드의 나그라도 절대 잊지 않고 있습니다. 다음달부터 다시 들어보게 될 나그라의 사운드, 과연 어떤 음을 들려줄지... 
새로운 나그라의 절대 미음을 기대해 봅니다. 여러분도 큰 기대를 갖고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그럼...